[변화는 예고 없이 온다]
코로나 발생 초반에 독감 수준이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편으론 맞는 말이고 한편으로는 틀린 말인 듯합니다. 우리가 독감을 별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치부했다는 면에선 틀린 말이고, 실제로는 꽤 무서운 (많은 이들이 사망하는) 병이라는 점에서는 맞는 말이죠.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의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긴 시간 동안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 이후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에 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향후에는 어떻게 달라진 세상이 올까요?
이 부분에 관심을 두고 여러 방송이나 신문들을 참조해 봤고, 책(코로나 경제전쟁)도 읽어 봤는데, 대부분 거시적 경제정책(헬리콥터 머니를 뿌려야 한다던가, 모럴 해저드 이슈를 무서워하지 말라던가)에 대한 내용이 많아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내용만 뽑아 봤습니다.
저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예언자도 아닌 만큼.. 몇 가지 키워드를 정리한 것이니 그냥 참고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사태에서 초기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아직 제조 중심 국가에 가깝다는 겁니다. 중국의 미세먼지 덕(?)에 갖추게 된 고성능 마스크에, 진단 시약, 의료용 면봉이나 생활 용품들까지... 집단적으로 대규모 발병이 되자, 각 나라마다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또는 부족한) 이러한 제품들을 수급하느라 분주합니다.
이는 수출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제조국으로서의 우리나라의 역할(적당한 가격+믿을만한 품질)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를 통해 수출에 청신호가 들어올 수 있으나, 반대로 자유 무역에 의존하던 기존 체제에서 자국에서 생산을 하는 방식으로 빗장을 걸어 잠글 수 있다는 거죠.
다만 쉽지는 않은 방식입니다. 유럽만 해도 인적 이동을 막으면서, 자국에 생산시설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으니까요..
우리나라에게 역세계화가 일어나느냐,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느냐는 큰 기회이자, 위기의 요소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직접적인 수출도 있겠지만, 각 나라 또는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제공하는 위탁 방식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통화 스와핑처럼)
아.. 추가로, 여러 자료에서는 향후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느냐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의 재선이라 보고 있습니다. 거의 공통된 견해더군요..
현재 가장 주목받게 되는 키워드는 바로 언택트(또는 언컨택트)인 것 같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 실렸을 정도로 Untact가 등장한 지는 꽤 됐죠. 이미 음식점의 키오스크 주문이나, 배달앱 등을 통해 직접 만나지 않고 거래가 발생하는 사례는 흔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자동차 업계에서 신차 발표를 온라인으로 한다던가 (온라인서 굴착기 팔고, 신차 발표는 스트리밍으로… 비대면이 답), ZOOM을 통해 화상으로 업무 회의를 하고,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는 등 비대면이 폭증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특히 학교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 몇몇 나라에서 온라인 개학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의 교육 시스템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예로 상하수도관의 이슈를 들 수 있는데요, 사실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은 꽤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이 심각하게 여겨 왔으나 예산 문제를 이유로 계속 차일피일 밀렸던 이슈죠. 이거 해결하는데 수십년이 걸릴 거란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인천에서 큰 사건이 발생된 후, 전국적으로 땅이 파헤쳐지는 사태(?)가 발생 됐습니다. 어떠한 명분과 계기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듯 합니다.
온라인 교육 역시 많은 고려할, 또는 당장은 불편한 요소를 발생시킵니다. 50-60명이 한 반에서 공부를 하던 콩나물 교실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돼버렸습니다만, 공간에 제약이 없는 디지털에서는 굳이 1명의 선생님에게 20명 정도가 배우는 방식이 필요한가? 의 이슈가 있죠. 사이버 대학 등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사이버 초중고를 만들려는 시도 역시 없을리 없습니다.
의료 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듯합니다. 원격진료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정치적(윤리적?)인 이슈로 진척이 없던 상황이니까요.. 아마 코로나 사태가 이러한 심리적 장벽, 또는 혁신을 추진할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타다와 택시의 분쟁에서 볼 수 있듯, 이러한 기술에 의한 변화는 곧 안정적인 고용에 대한 이슈를 불러오는데, 이는 다음의 키워드인 Gig Economy와도 연결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제인지 어느 책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지만, 십 년도 훨씬 넘은 시기에 아래와 같은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런 날이 올까? 하는 의심이 있었죠.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점점 회피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공과금을 내러 은행에 간다던가, 전등을 교체한다던가 하는 일도 모두 다른 이에게 맡기게 된다. 그렇게 늘어나게 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내가 전문화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추가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저는 귀찮고 단순한 일들을 너무 싫어하는 편이라, 아마 더 공감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은 이미 와버렸죠.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조금 다를 듯합니다. '편리함'의 추구가 아닌 '절박함'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안정된 직장'이란 과연 무엇일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경제 시스템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무언가 대안을 찾게 만들죠. 서점에 가보면 이미 '프리랜서의 시대가 온다'라던가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류의 책들이 인기를 끕니다.
수요가 공급을 만들기도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회사가 나의 미래를 책임져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이러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떤 형태로든 '재택' 근무의 증가, 또는 52시간제의 확대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시간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다양한 생각과 그 준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각자의 불안한 심리가 소비보다는 저축이나 안정적 투자로 쏠릴 수도 있는 만큼, 이러한 시도가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것에서는 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 봅니다.
저는 매년 해외로 여행을 갔습니다. 많이 나갈 때는 1년에 10여 회 정도를 갔었죠.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 보니 한 번에 길게 나갈 수가 없어서, 짧게 치고 빠지는 식으로 나갔었죠..
요새,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미 올해는 포기했고, 내년에는? 동남아? 일본? 유럽? 미국? 중국?.. 어느 하나 쉽게 여기다 싶은 곳이 없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았고, 저도 충동적으로 떠난 적도 있는데요.. 향후에는 이런 트렌드에도 변화가 올 듯하네요.
대신 국내 여행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주도는 이미 5월부터 예약이 꽉 차고 있다 하더군요. 가끔 국내 여행을 하면서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인프라가 너무 후지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주도 역시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달라진 만큼, 또 위의 Gig Economy와 연결돼서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일어난다면 국내 여행이 엄청나게 증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이 드네요.
이는 첫 번째 키워드로 제시한 역세계화와도 연결됩니다만, 서비스 외에 제품 소비 역시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Made In Korea에 대한 소비자의 자부심이 더 높아지면서, 꼭 불매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제'나 '중국산' 등에 대해선 상당한 심리적 장벽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먹거리나 건강과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점쟁이도 아닌 관계로, 이러한 내용들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현재로서의)에 가깝습니다.
다만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전환점을 맞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유사 이래 대한민국이 이렇게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본 적도 없었고, 우리 스스로, 그리고 해외가 우리의 역량에 대해 재평가를 하게 된 계기도 됐습니다. 이럴 때 얼마나 치고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할 듯합니다.
내부적인 변화도 뒤따르겠지만, 국가적으로도 이럴 때 국제 경쟁력이 약했던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서 국내 경기에도 활성화를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물론 그런 것들은 정부나 기업의 고위직에 계신 분들이 고민하시겠고, 일반인들은 잘 생각하셨다가 '주식'에 투자를 하시는 계기로...
P.S. 현재까지 읽었던 책이나 자료 외에 추가로 몇 개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따라서 추가 되거나 하는 내용들은 다시 또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