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프로 Oct 19. 2021

2022, 대한민국 마케팅 트렌드는?

관계 파괴의 시대가 왔다.  

2020년 말 '2021 대한민국 마케팅 트렌드는?'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원래 한 두 편으로 생각했던 글이었지만 시리즈로 연재하게 되면서 나름 트렌드를 돌아볼 계기가 됐죠.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당분간 핵심 트렌드는 '재미'에 있을 것이고, 이러한 방향을 토대로 기존의 제품과 마케팅에 적용하고 확산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트렌드'가 매년 팍팍 바뀐다는 것엔 회의적인 입장인데요. 따라서 적어도 몇 년은 이런 트렌드 기조(즉 재미 중심)가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은 또 다르더군요.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에선 크게  가지의 특징이 보이는데, 첫째로 새롭게 나타나는 변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불가역적 변화'   같다는 점이고, 둘째로 이걸 마케팅에 활용하기 참 난감해졌다는 점입니다. 


그게 뭐냐구요? 아래 내용을 한번 참고해 보시죠. 


이전에도 세대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가요톱텐’에 든 노래의 제목 정도는 서로 알고 있었다. 과거에 비해 SNS와 미디어가 훨씬 다양해졌는데도 오늘날 각 세대는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 외에는 아무리 유명해도 노래 제목 하나 알지 못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2 | 나노사회 중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 마케팅의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걸까요? 해가 갈수록 환경은 팍팍해지고, 점차 치열해지는 마케팅 세상이지만.. 내년은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여튼, 코로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트렌드의 트렌드'를 살펴보려 합니다. 




'대중(大衆)'이 사라졌다.


'트렌드'가 뭘까요?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마케터가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보는 이유는 ‘대중’이 관심을 빨리 캐치해 활용하기 위해서죠. 지금, 그리고 앞으로 고객들은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돈을 쓸까를 알아야 돈의 길목에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디지털, 그리고 코로나가 만나 '대중 사이의 관계'를 싹 바꿔 버렸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그 전부터 진행되던 변화를 좀 더 빠르게 만들었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지만.. 코로나로 인해 가족도, 직장 동료도, 학교 친구 등의 전통적 관계가, 스마트폰 중심의 디지털 네트워크로 급속히 변화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우린 언제든 어디서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습니다. 같이 영화를 보고나, 진지하게 독서 모임을 하거나, 시간 때우기 수다를 떨거나, 혼자 식당 가기 뻘쭘할 때도 우린 함께 할 사람을 구할 수 있죠. 집에 못을 박거나, 청소를 해야 하거나, 벌레를 잡아야 할 때도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여행 중 게스트 하우스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더 속 깊은 얘기를 하듯, 이제 고전적 관계는 부담이 될 뿐입니다. 이젠 오히려 코로나가 끝나고 출근하라고 할까 봐, 가족 모임이나 회식을 하자고 할까 봐 두려워 합니다. 


이제 전통적인 관계는 파괴되고 오직 취향, 또는 선호(preference)에 따라 새롭게 관계가 만들어지고 흩어지죠. 그리고 이런 취향이나 선호를 주도하는 '노드'가 인플루언서가 되고, 트렌드를 주도합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근 '결혼'이나 '출산'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이런 트렌드와 연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통적 관계의 형성은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아진, 날마다 변신을 해야 하는 나에게 방해가 되죠. 


그럼 왜 한국이 유독 이런 성향이 심할까요? 전통적인 관계 내에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유교적 성향들은 이러한 특성과 척력(斥力)이 클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척력 : 서로 밀어내는 힘, 인력(引力)의 반대  




어느 곳으로 가오리오? 갈 곳이나 일러주오!


자, 그럼 마케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쟁에 비유하면, 기존의 양상이 ‘전격전’이라면, 이제는 ‘게릴라전’입니다. 정확한 타깃의 위치를 토대로 경쟁사 보다 빠르게 공격을 하는 방식이 아닌, 타깃이 언제 어디서 왜 이합집산을 할 것인지 항상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낚시에 비유하자면, 물이 어떻게 바뀌는지 우린 항상 민감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에 따라 물고기도 이동할 테니까요. 이것을 '트렌드 리터러시(Trend Literacy)'라 칭할까 합니다. 즉,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이죠. 


다음 편에서 좀 더 자세한 내용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