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왓챠, 웨이브, 쿠팡 플레이, 티빙, 프라임 비디오(아마존).. 2021년 말 현재 국내에 출시된 OTT 서비스만 이 정도다~ (아! Seezn이 빠졌.. 지만 그냥 빼자) 곧, 워너브라더스의 'HBO Max'도 출시된다고 하니, 이젠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복잡해져서 네이버에선 내가 원하는 콘텐츠가 어느 채널에서, 얼마인지 검색해 봐야 한다.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개인적으로 위에 있는 저 서비스들은 모두 구독하고 있는데 (내 지갑, 아니 내 카드..ㅠ.ㅠ) 너무 많은 거 아냐? 싶으시겠지만.. 한때 1주일에 뮤지컬 1~2편에 영화 2편 이상 꼬박 보러 다니던 것과 비교하면 (덕분에 3대 멀티플렉스 모두 VIP가 되었던 기억이..), 또 한 OTT에서 유료인 영화를 다른 서비스에서 무료인 걸 발견했을 땐 오히려 돈을 벌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자기합리화.
플랫폼 시장은 대체로 승자독식(Single-homing)의 세계이긴 하지만, OTT 시장은 각 채널별로 자체 콘텐츠(Original Contents)가 많아져서 더 이상한 채널만 고집하기 어렵게 됐다. 다들 '오징어 게임' 얘기하면 넷플릭스 봐줘야 하고, '완다비전' 보려먼 디즈니 플러스를, SNL이나 '어느날'을 보려면 쿠팡플레이에 갈 수 밖에..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 많은 OTT 서비스 중 뭘 봐야 할지? 아니면 뭘 취소해야 할지? 선택 장애가 오신 분들을 위해 다 써본 사람(!)으로서 각 채널들을 간단히 리뷰해 볼까 한다.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을 멀티호밍(Multi-homing)이라 하고, 그 반대가 싱글 호밍이다. 멀티호밍은 카드, 쇼핑몰 등 전환(또는 유지) 비용이 낮은 경우, 그때그때 조금이라도 유리한 서비스로 바꿔가며 쓸 때 주로 발생한다. OTT는 매 월 유지비용이 부담되지만, 콘텐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멀티호밍을 하는 경우?
1. 넷플릭스(Netflix)
넷플릭스가 국내에 처음 출시됐을 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극장에서 놓친, 또는 다시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몽땅 정액으로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니!! 물론 지금은 각 영화사 별로 자체 서비스 출시하느라 영화 보유량이 많이 줄었지만, 이제 K-Contents는 넷플릭스가 맛집이라 할 정도로 강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코로나 이후엔 베스트 1~10위 중 대부분이 한국 콘텐츠들이 차지할 정도로 해외 콘텐츠가 약세라, 이미 다른 OTT를 보는 내 입장에선 구독 요인이 많이 줄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외의 한국 콘텐츠는 굳이 넷플릭스를 통해 볼 이유가 없다는 얘기) 물론, 넷플릭스 하나만 보는 분들께는 이거 하나만 봐도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 챙겨 볼 수 있으니 좋겠지만..
그래도 넷플릭스엔 영화나 드라마 외에도 꽤 괜찮은 다큐멘터리들이 많다. 80년 대 영화들에 대한 향수를 담은 '무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이나, SNS의 어두운 면을 다룬 '소셜 딜레마', 역사 다큐 등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이걸 다 볼 때까진 못 끊지 않을까?
넷플릭스 한 줄 요약 : 이젠 뭐 한국 로컬 서비스. 다시 해외 콘텐츠까지 강화된다면 넘사벽.
2. 디즈니 플러스(Disney+)
역시 디즈니+의 경쟁력은 '스타워즈'나 '마블'을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닐까? (아이가 있는 경우 겨울왕국이나 픽사가 되겠지만) '마블 시리즈' 중엔 '완다 비전'이, '스타워즈'에선 '만달로리안'이 압권이다! 거기에 시즌 7까지 나온 '클론 전쟁'만 다 볼라 쳐도 당분간 해지하긴 쉽지 않다.
현재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이언맨'(MCU의 시작)의 감독인 '존 파브로'가 총괄하고 있는데,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흡이 긴 스핀오프 드라마들을 지루하지 않게 잘 뽑아낸다. (그에 비해 마블의 시리즈들은 약간 맥 빠지는 면이.. But, 완다 비전은 영리하게도 드라마 포맷에 맞는 콘셉트로 승부한다.)
상대적으로 스타워즈 팬덤이 약한 국내에선 '만달로리안'의 파급력이 크지 않지만, 향후 '북 오브 보바 펫' 등이 나오면 스타워즈 스토리들이 디즈니 플러스를 이끌어 가지 않을까 싶다.
이 분이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존 파브로.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그분이 맞다.
약점은, 콘텐츠 회사가 만들어서인지 인터페이스가 엉망이고 디즈니 고질적인 문제인 자막이 언급되는데.. 이건 뭐 차츰 개선되겠지.. 다만 향후 마블이나 스타워즈 외에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디즈니나 20세기 폭스의 영화나 드라마 아카이브는.. 있으면 좋지만 핵심 포인트는 되지 못할 것 같고..
디즈니 플러스 한 줄 요약 : 디즈니+는 마블과 스타워즈 마니아라면 필수. K-콘텐츠의 팬이라면 글쎄...
3. 애플 TV+ (AppleTV+)
애플 TV+는 사실,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긴 어렵다. 잡스가 얘기한 대로, 애플은 적게 팔아도 강력한 브랜드와 존재감을 갖는, 자동차 시장으로 따지면 BMW 같은 회사가 되길 원한다. 따라서 애플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보다는 오히려 '안드로이드 TV'와 경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애플 TV'는 '안드로이드 TV', 또는 '플스', '엑박'처럼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들을 담는 그릇이며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되길 원한다. 여기에 '애플뮤직', '팟캐스트' '아케이드 게임' 등과 다양한 서드파티 서비스들이 들어가고, 애플 TV+는 그러한 전략의 일부일 뿐이다. (물론 애플 TV+가 애플 TV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면 더 좋고..)
이렇게 보면 '애플 TV'의 UI가 이해가 간다. 앱 이름은 '애플 TV'이고(애플 TV+가 아니다), Original에 들어가면 '애플 TV+'라고 나온다. 왜 웨이브나 왓챠, 심지어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도 애플 TV 앱에서 함께 서비스되는 걸까도 이런 관점에서 해결. (다만, 미국에선 이런 샵인샵 형태로 서비스되진 않는다)
멀티 디바이스의 시대라, TV 보다 각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집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TV의 중요성은 다시 커지고 있다. 향후 애플 TV를 활용해 애플의 다른 디바이스(애플 워치 등)와 연동해 TV와 연동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을까?
애플 TV+는 애플의 홈 엔터테인먼트 에코시스템의 일환이며, 그 중심은 오히려 '애플 TV'에 있다.
애플 TV의 특징 얘기하다 보니 정작 콘텐츠 얘기는 빼먹었는데. 사실 딱히 콘텐츠 얘기는 아직 할 게 없다. '테드 래소'나 '더 모닝쇼'는 우리나라 취향은 아닌 듯하고, '핀치'도 다소 싱겁다. 애플 TV+와 함께 공개한 '닥터 브레인'도 뭔가 임팩트가 약하다. 다만, 12월에서 1월까지 '백조의 노래' '맥베스의 비극' 등 새롭게 출시하는 콘텐츠가 줄줄이 예고되어 있으니 몇 달 더 기다려 보고 판단하는 게 좋을 듯.
단, 애플의 한국 시장에 대한 기존의 스탠스를 봤을 때.. 넷플릭스처럼 콘텐츠에 크게 투자하는 건 그다지 기대되진 않는다.
'안드로이드 TV'가 뭘까? 구글이 만든 스마트 TV용 OS다. TV 시장을 삼성과 LG가 꽉 잡고 있는 관계로 삼성의 타이젠이나, LG의 웹 OS만 보신 분이 많겠지만, 중소기업 스마트 TV나 샤오미 미박스 같은 셋톱박스에는 안드로이드 TV가 설치되어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안드로이드처럼 앱들이 구동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애플 TV+ 한 줄 요약 : 애플 마니아라면 애플 TV부터 사자... 구독은 무료 3개월 이후에 생각을!
쓰다 보니 이제 3개 서비스 리뷰를 했는데, 글이 길어졌다. 나머지 5개 서비스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다시~~ 아! 혹시나, 그래서 어느 주식, 아니 어떤 OTT를 사라(?)는 거냐 화내실 분들이 있을 텐데.. 일단 각 서비스 리뷰를 끝내고 마지막 글에서 정리를 하려 한다. (사실 아직 나도 결정을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