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오늘의 마케팅.
얼마 전, 종종 들르는 야구팀의 팬 게시판에서 재미있는 글을 봤습니다.
꽤 긴 글이지만 간단히 발췌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1997년의 게시판 글은 PC 통신의 영향으로 양질의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2000년도 들어서 포털이 커지고 블로그 스타일로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글들이 유행했습니다.
약간은 자신들의 캐릭터가 묻어 나는 약간의 개인 블로그 개인 칼럼 같은 글들이 있었죠.
최근 게시판 분위기를 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영향을 받아...
어찌 보면 게시판 문화가 공감의 시대로 넘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I Love Twins 소재황 님 글 중.
다 같은 야구팬인데 각자 자신들이 주로 접해온 환경에 따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재단하거나 내 글에 달린 댓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들을 보며 안타까움에 올린 글인 듯싶네요.
야구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고, 문득 마케팅을 보는 관점도 시대와 환경의 영향이 크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TV를 중심으로 한 4대 매체의 시대의 전통적인 마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디지털 역시 기존의 미디어에 추가해 하나의 홍보 채널로 여겨지던 시기의 마케터, 또 소셜 미디어의 시대나 스마트폰 시대를 거쳐온 마케터는 각각 미디어와 마케팅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전통적 마케팅 관점에선 몇 명이 몇 번이나 광고를 봤는지가 중요하고, TOM을 주요 지표로 삼지만, 지금 소비자들은 브랜드는커녕 가족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하고, 광고는 아예 스킵의 대상이죠.
하지만 여전히 TV 광고가 가장 중요하고, 광고는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나야 하며, 디지털 매체는 저렴하게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라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 전통적인 마케팅의 유산이죠.
각 기업과 브랜드는 소비자의 허락과 콘텐츠, 그리고 경험을 하나로 연계하는 접근법에 따라 나름대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건대 기업이 이 같은 접근법을 따른다 해도 실패하는 이유는 마케팅 자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수용하지 않고 그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조금씩 변형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중략)
대다수 기업과 브랜드는 자신들의 낡은 마케팅 관점, 곧 새로 채택한 기법(허락, 경험, 콘텐츠, 성장을 위한 다른 접근법)을 지탱하는 기반 자체가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콘텍스트 마케팅 혁명 | 메슈 스위지
시대가 바뀌고 미디어나 광고 기법, 마케팅 툴 등이 변화해도 과거 자신이 주로 활동했던 시기에 수립된 관점을 버리지 못합니다. 컴퓨터에 비교하자면 OS는 그대로 둔 채, 애플리케이션들만 새로 다운로드하는 셈이죠.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은 OS나 하드웨어 스펙에 따라 다른 기능이 적용됩니다)
나의 마케팅 OS 버전은 어떻게 될까?
도스 시절, 도스 기반에 윈도우를 쓰던 시절, 윈도우로 완전히 대체된 시기, 그리고 윈도우가 오히려 안드로이드나 iOS를 보조하는 지금은 기기의 활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나이가 들어 키오스크나 모바일뱅킹 등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OS의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는 그 정도는 아냐~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미 나의 OS도 주류에서 벗어나 지원 대상에서도 진작 제외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만 몰랐을 뿐)
새로운 미디어도, 새로운 마케팅 기법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과연 나는 어떤 관점으로 마케팅을 바라보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