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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May 30. 2022

플랫폼이 '고객 관심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

오늘의 마케팅 5월 30일.

신한은행이 배달 서비스인 '땡겨요'의 서비스 지역 확대에 나섰습니다. 은행이 음식을 배달한다고? 그냥 금융 서비스의 일탈(?)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신한은행 입장에선 나름 진심인 모양입니다.


'땡겨요'가 뭔데? 싶은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신한은행뿐 아니라 다른 금융사들도 꽃배달, 신차 견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심사 기반으로 슈퍼앱 만들기.


'땡겨요'는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데다, 이젠 별도 앱을 받지 않아도 '신한쏠(SOL) 스마트뱅킹 앱(이하 '신한쏠')' 앱 내에서 바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는데요. 1,400만 명에 달한다는 '신한쏠'의 이용자를 끌어 들일 수 있게 된 거죠. (아래 왼쪽 그림 보시면 '신한쏠' 앱 하단에 '땡겨요' 메뉴가 있습니다)


'신한쏠'의 기능은 또 있습니다. 야구팬이시라면 몇 년 전부터 프로야구의 공식 스폰서가 '신한은행 SOL'이라는 걸 잘 아실 겁니다. 공식 명칭이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죠.  


분명한 것은 고객의 관심사는 사람을 모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 '쏠야구' 광고를 볼 수 있는데요. '쏠야구'는 '신한쏠' 내에 있는 야구 관련 콘텐츠 채널입니다. 여기서 야구 퀴즈도 풀고 이벤트도 참여하라는 거죠 (위의 그림 오른쪽). 각자 좋아하는 팀을 선택해서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왜 은행앱에 이런 부차적인 정보를 넣는 걸까요? 괜히 앱이 더 복잡해지기만 하는 거 아닐까요? 사실 처음 '땡겨요' 앱의 출시됐을 때만 해도, 다양한 접점을 통해 고객의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시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요. 배달도, 야구 콘텐츠도 '신한 쏠' 내로 통합 제공하는 것을 보니 또 다른 계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기능에 따라 여러 개로 흩어졌던 앱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이걸 '슈퍼앱' 전략이라고 합니다.

예전엔 다양한 앱들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해서 은행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오프라인에서 은행을 이용하게끔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 대부분의 거래가 모바일로 이루어지고 타 은행의 거래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고객의 주사용 앱이 되는 것이 중요해진 겁니다. (뱅킹앱의 트래픽이 중요)



특히 은행은 특히 트래픽 자체가 돈이 됩니다. 아무래도 자주 쓰고 익숙한 앱에서 거래를 할 수밖에 없죠. 게다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진출도 영향이 있습니다. 단순한 송금 같은 것은 이제 네이버나 카카오 안에서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1861만 명,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1503만 명이다. 한국 사람 3명 중 1명은 한 달에 최소 한 번씩 카카오뱅크 앱에 들어가서 금융거래 등을 한다는 뜻이다. 올 1분기 순이익도 668억 원으로 광주은행·전북은행 등 웬만한 지방은행 실적을 웃돈다.

매일경제 2022년 5월 22일.


위에서 보이듯 '카카오뱅크'는 MAU 기준으로 1,500만 명 정도(2022년 1분기 기준)인데, 이는 아래 4대 시중은행의 MAU를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저도 주 계좌는 일반 은행에 있지만 거의 들어가지 않는 편인데요. 오픈뱅킹을 통해 카카오뱅크에서도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경제 5월 기사에서 재인용 (Ⓒ한국경제)




플랫폼의 관심사 활용법.


고객의 관심사는 플랫폼이 확장을 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국내 OTT 서비스인 '왓챠'의 경우 역시 야구에 관심 있는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클럽하우스'라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또 BL(Boys Love) 마니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맨틱 에러'라는 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죠.


아래 기사를 보면, 왓챠의 이용자 확대 전략 자체가 마니아 확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나, 대기업 계열인 웨이브, 티빙 등과 정면 대결이 쉽지 않으니 틈새의, 열혈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관심사를 치고 들어간 거죠.


고객의 관심사라는 것은 결국 '브랜드 유니버스'와 연계하기 가장 좋은 영역이니, 이는 고객의 충성도.. 까지는 아니어도 앱의 이용 시간 확대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을 주의 깊게 보는 기업이 있는데요. 다름 아닌 카카오톡입니다.  


카카오톡이야 말로 이미 울트라슈퍼앱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나름의 고충이 있죠. 월간 이용자 수(MAU) 기준으로 아직 1위이지만, 사용시간 기준으로는 유튜브에 밀려 2위로 밀려난 지 오래입니다. 그것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관심사를 기반으로 앱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에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이미 올렸던 글이 있으니 아래를 참고하세요.





카카오톡이나, 신한은행, 그리고 다른 금융이나 모빌리티 앱들의 슈퍼앱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아바의 노래처럼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The Winner Takes It All)하는 구조가 될까요? 아니면 지나치게 무거워져서 다시 슬림화 될까요?


분명한 것은 고객의 관심사는 사람을 모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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