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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Nov 01. 2022

새 브런치북을 발간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브랜딩을 안 하는데요

새로 브런북을 발간했습니다. 거의 1년에 1개 정도 내고 있는 듯한데요. 이번 브런치북의 제목은 '우리 회사는 브랜딩을 안 하는데요'입니다. 이 브런치북의 첫 번째 글 제목과 같죠.



원래는 브런치북을 올릴 때 '서문(?)' 비슷한 걸 함께 쓰려고 했습니다만... 한참을 게으름 피우다가 (사실은 다소 건강이 좋지 않아서..) 브런치 공모전 마감이 닥쳐 미처 소개까지 쓸 여력이 없었네요. 그래서 이글로 대신하려 합니다. (그렇다고 수상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이왕 쓰는 거 날짜 맞춰 올려본 거죠)


사실 저는 브랜드 전문가는 아닙니다. 광고 회사에서 일하며 꽤 많은 브랜드 캠페인을 했지만요. 그리고 이미 시중엔 권위 있는 전문가의 책들도 많아요. 그럼 왜 굳이 브랜딩 관련 글을 썼을까요?


인문이나 과학 분야와 달리 경영이나 마케팅과 같은 분야는 '실용' 학문입니다. 돈을 잘 벌고,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거죠. 그런데 그중 유독 브랜딩이라는 분야는 독특합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철학 같고, 아키텍처 같은걸 논할 때문 과학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예술인 것 같기도 합니다. 


따라서 '실용적'이라기보다 '도그마' 같은 느낌이 있는데요. 특히 광고 종사자나 연구자 분들에게는 일종의 신성불가침 영역이죠. 이분들에 의하면 브랜드는 무한한 관심과 열정으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돈도 많이 들구요. (브랜딩 얘기할 때면 보통 어떤 광고했는지도 자동으로 따라붙어요.)


사정이 그렇다 보니 브랜딩은 일부 소수만의 전유물이 돼버렸습니다. 돈 좀 써본 회사나 오랫동안 연구한 분들 아니면 나 브랜딩 좀 안다고 얘기하기 어렵죠. 그렇게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처럼 믿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배타성 때문에 오히려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견고한 도그마도 깨져야 할 때가 왔죠. 


* 도그마 :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말하죠.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며 맹목적인 믿음을 수반합니다.




브랜딩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브랜딩을 한다는 걸 간단히 정의해 보면,, 우리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는 것입니다. 단순하죠. 문제는 이 요소들이 모두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소비자'입니다. 현재 소비자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MZ를 얘기를 합니다. MZ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지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해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미디어'는 어떤가요? 디지털 중심으로 바뀐 지 꽤 오래죠. 하지만 문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미디어를 누가 주도하느냐가 중요하죠. 전통 미디어는 언론사와 광고주가 움직였습니다. 대행사도 여기에 꽤 지분이 있었던지라 괜찮은 직장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소비자는 어디에서 정보를 얻을까요? 광고 보다는 검색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SNS에 들어가서 내 인친들이 올린 사진을 보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도 상세 페이지보다 리뷰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미디어는 이제 소비자들이 직접 운영하고,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죠.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MZ)가,

그동안 우리 것이었던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세상입니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이제 우리가 브랜딩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미디어와 메시지인가요? 아닙니다. 이제 브랜딩은 소비자,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브랜딩을 잘 하는 첫 번째 단계는, 우리가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우린 회사는 브랜딩을 안 하는데요.


몇 차례 브런치에 올린 적이 있지만 주변에 브랜딩을 안 한다는 회사들이 꽤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브랜딩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덜해져서 일까요? 그것도 나름 맞는 말이지만, 더 큰 원인이 있습니다.  


사실 브랜딩 안 하는 회사들이 요즘 들어 딱히 많아졌다기보다, 판매만 하는 회사들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디지털 덕분에 훨씬 적은 비용으로 유통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거든요. 이 회사들은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어도 아직 브랜딩 할 기회는 없었던 겁니다. (그동안은 별 필요도 못 느꼈을 거구요)


그런 회사들도 요즘 브랜딩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경쟁이 치열해졌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브랜드, 그리고 브랜딩에 대해서는 오해와 편견이 많죠. 이는 아날로그 시절부터 내려온 것입니다.


이런 편견에 의하면,


1. 브랜딩은 여전히 돈 많은 회사 전유물 같습니다..

2. 막상 브랜딩을 한다고 해서 매출에 정말 도움이 될까 의심스럽습니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브랜딩은 잘 알지도 못하고 해 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미력하나마 요즘 브랜딩에 대한 브런치북을 올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브랜딩 전문가도 아니고 브랜딩에 대한 학문적인 이야기들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TV 광고 만이 정통이고, 브랜딩이라고 믿는 분들처럼 과거를 붙들고 있을 생각도 없어요. 


아직 완전하진 않겠지만, 요즘 브랜딩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마케터 분들과 함께 토론을 하면서 새로운 의견들을 듣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요. 일단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힘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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