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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잡썰

'경제적 자유'에 관하여.

경제적 자유를 위한 파이프라인 활용하기 I

by 최프로

요즘 경제적 자유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브런치에서도 그렇고, 출판계에서도 나는 이렇게 '몇 억'을 모았다라거나, 어떻게 '퇴사', 또는 '조기 은퇴'를 했다 같은 글들이 인기죠.


한 독서모임에서의 소개로 '돈의 말들'(이 책이야 말로 저 혼자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라는 책을 읽게 됐는데 첫 번째로 인용문(책 전체가 인용문+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아래와 같더군요.


당신에게 충분한 시간과 돈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한번 잘 생각해 보라. 분명 당신은 자신이 꿈꾸는 일의 대부분이 돈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보도 섀퍼, <보도 섀퍼의 돈>, 돈의 말들에서 재인용.


한마디로 뭔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근데 진짜 그런가요?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퇴사 후 꿈꾸는 것들.


제 주변에도 퇴사를 고민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모임에선 퇴사했다고 자기를 소개하니 다들 박수를 쳐줬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예전 같으면 이게 위로나 격려의 의미였겠지만 지금은 좀 다른 것 같죠. 지하철이나 버스, 또는 식당에서 우연히 엿듣게 된 대화 중에도 정말 회사 그만두고 싶다는 말이 많구요.


이렇게 보면 다들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막상 그만뒀을 땐 뭘 하고 싶냐 묻는다면 대개 여행이나, 다른 취미 생활일 수 있고, 또는 꼭 뭘 해야 하느냐라는 답이 돌아올 수 있죠.


내가 진짜(?)하고 싶은 일들의 중요한 공통점은 돈이 안 되는 일들입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내가 꿈꾸는 일들의 대부분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놀랍다는데.. 뭘 꿈꾸지 않아도 사는덴 돈이 들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돈 안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또는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돈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인생역전, 레버리지, 영끌 같은 단어들이 등장하죠. 어떻게 돈을 모을 것이냐의 방법으로 '승진'을 선택하느냐, '재테크'나 'N잡'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성세대와 요즘세대가 나뉩니다. 기성세대는 이미 회사에 묻어둔 게 있기에 포기하기 쉽지 않죠.


그럼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나요? 요즘 유행하는 용어가 '파이프라인'입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유행하게 된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처음 본 건 '나의 월급 독립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이 파이프라인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돈이 들어오는 경로를 여럿 개발해 두면 더 이상 월급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럴듯하죠?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파이프라인은 진짜 존재하는 걸까?


물론 난 파이프라인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었는데? 하고 반론을 펴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만 그런 분들이라면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죠.


첫째는, 현 직장에 큰 불만이 없는 경우입니다. 다만 오래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할 생각까진 없고, 시간적 여유도 있는 편입니다. 그러니 돈을 좀 더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 경우 파이프라인을 통해 여행 경비나 약간의 저축을 할 수 있다면 만족하실 겁니다.


둘째는, 본업보다 부업으로 대박을 낸 케이스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전자책이든, 쇼핑몰이든, 유튜브든.. 이런 걸로 회사를 그만 둘 정도가 된 경우죠. 이 경우는 파이프라인의 원래 의미와는 좀 다릅니다. 그냥 본업이 바뀐 케이스죠. 근데 이런 경우가 주변에서 흔한 가요?


제가 파이프라인이란 게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결혼, 퇴사까지 생각했을 경우 파이프라인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경우가 돼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죠. 무엇이든 원리를 찾아야 돈이 됩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겉모습만 따라 하게 되면 피라미드의 저 아래 단계로 갈 수밖에 없어요. 하루 30분 투자로 매달 얼마씩 벌었다는 말에 혹하셨다면, 본인의 파이프라인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빨대(?) 꽂힌 겁니다.

free-icon-maslow-pyramid-4872042.png 어디 계세요?

파이프라인은 쉽게 말해 나와 세상의 연결 통로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시간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난 거죠. 우리는 예전처럼 벼룩시장을 뒤지거나 면접을 통과하지 않아도 언제든 대리운전을 하거나 음식배달을 할 수 있고, 쉬는 날 물류센터에 나가 시간당 9,620원을 벌 수도 있습니다. 직장 동료도 없고, 그만둘 때 눈치 볼 필요도 없죠.


이런 단순 업무 외에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내가 만든 작품들도 힘들이지 않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니다. 쉽게 말해 일과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거죠.


광고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니
벌어들이는 돈이 바로 수익이 됩니다.


간단하죠?!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직장인이 평일 하루 8시간의 근무 시간을 제한 시간과 주말을 포기한다면 시간당 9,620원씩은 벌 수 있다는 건데요. (9,620원이 적다구요? 실제로는 이것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수익이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우리가 그걸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삭 줍기' 수준입니다. 퇴사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렵죠. 정직 하나 그만두기 위해 비정규직 알바 여러 개 뛰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거죠.


앞서 이야기한 대로 파이프라인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분들 대부분은 그것 만으로 먹고살 정도가 된 분들입니다. 블로그로 1~2백을 번다는 분도, 결국 그걸로 강의하고, 책 쓰고, 유튜브 찍어서 돈 벌고 있어요.


자 그럼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파이프라인 활용법을 알아야 합니다. 글이 길어지니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뤄 볼게요. (원래 한편에 쓸 예정이었는데 스압이 심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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