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케팅 혁명 : 이제 상상력이 곧 경쟁력.
'문송하다'는 말을 아시나요? 이과 출신이라면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뜻입니다. 근데, 문과가 죄송할 이유는 뭘까요? 수학을 못해서? 코딩을 못해서? 디자인을 못해서? 여러 가지로 답할 수 있겠지만 결국 최종적인 결과(생산물)를 만들지 못해서라고 볼 수 있죠.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안된다고 말하면 울분을 삼키며 돌아서야 하는 것이 기획자나 마케터의 현실이니까요)
그럼 문과생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올까요? 그리고 마케터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과거에 문과생들의 무기는 주로 '세일즈'였습니다. 한마디로 영업이죠. 주로 샐러리맨 신화라 불렸던 분들을 보면 이런 세일즈를 통해 성공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상사' 또는 '물산'이라는 곳에 입사하면 제일 먼저 시키는 것이 뭔가를 팔아오라는 거였죠.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는 '세일즈'는 '퍼포먼스'로 대체됩니다. 검색이든 SNS 광고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환율(Conversion)을 높이는 것이 핵심 역량이죠. 하지만 이때부터 좀 애매해요. 이게 문과의 영역인지, 이과의 영역인지.. 디지털에서의 퍼포먼스라는 것이 말빨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제 엑셀을 넘어 파이썬 정도는 기본이라고 하니.. 마케팅 분야에서도 문송하다는 말이 나올만합니다. (작가나 유튜버로 생계를 꾸려 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이기도 할 것 같네요)
그럼 지금 시대의 마케터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죠?
하지만 희소식이 있습니다.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제 AI가 글을 써주고, 그림도 그려줍니다. 지금 제가 쓰는 이 글도 기본적인 내용을 주고 초안을 잡으라고 한 뒤 그 내용을 토대로 다시 작성 중이죠. 예전에 비해 글을 쓰는 속도가 대략 20~30% 정도는 빨라진 듯합니다. 익숙해지면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더구나 이 글의 커버에 넣은 이미지도 예전 같으면 Unsplash에서 찾았겠지만, 지금은 DALL-E에게 요청했습니다. (무민처럼 북유럽 스타일의 깨끗한 선으로 그려진 그림을 요청했더니.. 인형인지 유령인지 헷갈리는 크리쳐가 책상 위에 올라와 있군요)
이제 각종 데이터 분석도, 코딩이나 디자인도 모두 AI가 해결해 줍니다. 그뿐인가요? 카피 작성, 상품 소개 페이지 제작, 제안서 등도 모두 AI로 작업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MBTI 테스트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까지 챗GPT로 진행해 본 적도 있습니다.
이번에 책을 쓰면서 챗GPT를 통해 소비자 조사를 하고, 데이터 분석도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글을 쓰고 싶은데 정작 Raw 데이터가 없어서 난감했는데, 아예 Raw 데이터 자체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한 적도 있어요. (이게 되냐고요? 당연히 됩니다. 그것도 30초 만에..)
마치 어벤저스에서 손가락 한번 튕기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제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이 된 겁니다.
앞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종적인 생산물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이었죠. (그래서 옛날부터 어른들이 그렇게 기술 배우라고 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기술로 AI나 로봇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그럼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가요? 저도 손가락 한번 튕겨 봤습니다. 저 대신 AI에게 답을 해보라고 요청했죠.
마케팅 전문가들은 더 이상 단순한 전략 수립자가 아닌, 복잡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는 해석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마케터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AI에게 정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 즉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그것을 AI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와 옵션 속에서 핵심을 찾아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질적인 전략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케팅과 AI의 융합은 단순히 기술적인 실행을 넘어, 마케터의 질문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창의적 해법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재정의하고, 경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챗GPT 4.0
흔히 질문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진짜로 알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겁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요.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에 답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결국 내가 더 잘 알아야 하는 것은, AI 프롬프트 같은 것이 아니라 나, 그리고 소비자들의 마음입니다.
지금 챗GPT나 Bard, 미드저니 같은 AI에 접속해 보세요. 내가 지금 질문하고 싶은 건 뭔가요? 내가 지금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뭔가요? 누군가는 수없이 질문을 하며 그 질문에 따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고, 누군가는 그저 깜박이는 프롬프트만 바라보겠죠. 이제 나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고, 곧 능력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