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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Nov 22. 2023

스포츠는 인생이다.

LG Twins 29년 만의 우승과 스포츠 마케팅 

2023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우승을 했습니다. 저는 1990년 LG 트윈스가 창단할 때부터 팬이었는데요. (회원 번호도 1990으로 시작하는) 이번에 스포츠를 바라보는 LG 그룹과 삼성 그룹의 시각차에 대한 내용으로 아웃스탠딩에 기고를 했습니다. 이 매체는 유료 채널이긴 한데, 가입하시면 월 1개의 글은 무료로 보실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많은 경우, 스포츠에 대한 스폰서십을 홍보 효과 측면에서 분석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브랜딩이라는 측면에서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스포츠는 내 인생 자체이기 때문이죠.  




왜 스포츠 브랜딩인가?  


최근의 브랜딩을 보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특히 많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나이키, 언더아머, 룰루레몬 등)를 브랜드에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기업에서 야구나 축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나이키나 룰루레몬 같은 브랜드와는 좀 다릅니다. 고객 입장에선 그냥 관람하고 끝나는 것이지, 본인이 경기를 뛰는 것도 아니고 일상에서 LG 트윈스나 삼성 라이온즈의 운동화나 의류를 착용하는 것도 아니죠. (물론 그런 분도 있지만 팬심일 뿐 어떤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죠) 


특히 우리나라 스포츠단들의 경우 티켓과 일부 굿즈 같은 것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뭘 팔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에 소비자(?)와의 관계가 다소 애매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많은 경우 스포츠단의 운영은 홍보 효과로 보거나, 사회 환원으로 보는 이유가 되는 거죠. 


하지만 스포츠 관람 역시 하나의 체험이 됩니다. 꽤 많은 사람들은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에 갔던 경험 때문에 다시 야구장을 찾게 되죠. 마치 모태신앙처럼요. 그냥 즐기기 위해서라면 이기는 팀 응원하면 될 텐데, 항상 지면서도 내년엔 잘하겠지 하고 또 기대를 하게 됩니다. 나의 삶과 밀착이 되어 있기에 쉽게 바꾸는 것이 어렵죠. 


그래서 LG 트윈스는 2008년 꼴찌를 한 뒤 (8개 팀 중 8위) 아래 왼쪽과 같은 전면 광고를 냈고, 올해 우승한 뒤에는 또 오른쪽과 같은 광고를 냈을 겁니다. (항간에는 저 왼쪽 광고의 꼬마가 자라서 아들과 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았습니다만.. 저 광고가 2008년의 광고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실성은 좀 떨어지는 듯하네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티브로 게재한 LG 광고 (좌) 우승을 한 뒤의 광고 (우)




LG 그룹은 우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LG는 꽤 강력한 팬덤을 가졌습니다. 서울 연고라는 이유도 있을 거고, 신바람 야구라 불렸던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했던 팀 컬러도 영향을 미쳤겠죠. 하지만 그게 과연 브랜드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는지는 의문입니다. 


LG Twins가 최근 성적이 안 좋아도 꾸준히 팬들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또 여러 가지 스토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마케팅을 잘해서라기보다 그룹 차원에서 야구를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LG의 오너 가는 워낙 야구 마니아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과거 구본무 회장은 결재를 받으러 온 임원들에게 '어제 경기 봤어?'라고 묻는 통에 모두 야구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지죠. 그 때문인지, LG그룹에는 임원들로 구성된 LG 트윈스 팬클럽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진짜 LG는 야구를 마케팅이나 브랜딩 면에서 잘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위의 광고처럼 고객과의 공감은 잘하고 있는 듯합니다만, 우승 기념 할인 행사로 오히려 욕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과감성은 역시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LG는 야구뿐 아니라 올해 기업 실적도 상당히 좋고, 2009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 이익을 추월했을 정도인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걸 알고 있나 싶네요. 이번 기회에 1등 LG를 각인시키며 전자나 생건 등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작은 시장을 노리다가 큰 것을 놓치게 된다는 두려움이 있는 편인데요. 최근에는 작은 기업이나 큰 기업 가리지 않고 고객과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스포츠는 그런 면에서 꽤 강력한 연결 고리가 되죠. 


향후에 LG 또는 다른 스포츠 구단 중에 제대로 마케팅을 하는 곳이 나올까요? 혹시 우리 회사는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강력한 공감 요소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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