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진짜 원하는 글을 작성할 수 있을까?
지난 글에선 AI와 함께 글감을 찾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나의 관심 분야와 독자에기 기대하는 반응을 토대로 요청해야 좀 더 원하는 바에 가까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번 편은 챗GPT로 실제 글쓰기를 해 볼 차례인데요. 아마도 브런치를 쓰시는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어그로를 위한 글 말고, 진짜 브런치에 올릴만한 글도 AI로 작성할 수 있을까?
AI에게 글을 쓰게 하려다가 오히려 내가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오늘 글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죠. 지난 글에서 글감을 찾기를 통해 'AI와 대화하는 법'에 대해 감을 익히셨다면 글을 작성하는 과정도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에디터의 마인드를 가져라.
여러분은 보통 어떻게 글을 쓰는 편인가요? 문득 영감이 떠오르면 서둘러 펜을 잡거나 키보드 앞으로 달려가시나요? 그리고 앞부분부터 차근히 작성하기 시작하는 거죠. 이번에야 말로 꽤 괜찮은 작품이 될 것 같던 글은 써가면서 점점 힘을 잃습니다. 그러다 어느덧 기분이 안 좋아져서 펜(키보드)을 놓고 말죠. 물론 제 이야기입니다. 브런치 서랍에도 쓰다만 글이 100개가 넘는군요.
일필휘지(一筆揮之)로 탄력 받으면 한 번에 써 내려가는 분도 있겠지만 글을 쓰다가 방향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든 한 번에 글을 쓸 수 있는 친구(?)가 있죠. 그렇다면.. 우리는 작가가 아닌 에디터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도 기고를 하다 보면 종종 에디터 분들께 주제나 방향성을 제안받을 때도 있는데요. 에디터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짚어 내고, 전체적인 메시지가 독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작가(AI, 이후 '챗작가')에게 이런 글을 써보라고 요청하는 거죠.
지난 글에서 뽑아 놓은 글감 중 '로고 속 숨겨진 이야기 : 세계적 브랜드의 비밀'로 요청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챗작가님, 지난번 전달주신 주제 중 아래가 반응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주제 : 로고 속 숨겨진 이야기 - 세계적 브랜드의 비밀
누구나 잘 알만한 유명 브랜드들의 로고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 어떤 배경이에서 탄생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독자들도 흥미를 느낄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챗작가님의 글이 서론 부분에서 원론적인 내용이 많은데요.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흥미를 잃지 않도록
앞부분에서 핵심적인 내용들을 배치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작성하시려는 방향을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개요를 먼저 작성해서 보내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출판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렇게 과도한(?) 요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슈퍼갑 위치에 있는 에디터입니다. 챗작가는 절대 불만을 제기하거나 짜증 내는 법이 없으니 철저히 독자의 입장에서 요청을 해야 합니다. 제자가 공들여 만든 도자기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깨버리는 장인처럼요.
챗GPT와 함께 글의 뼈대 잡기.
실제로 챗작가에게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기에, 제가 프롬프트에 입력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의 주제로 글을 작성하려고 해. 이 글의 개요를 작성해 줘.
주제 : 로고 속 숨겨진 이야기 - 세계적 브랜드의 비밀
서론 부분은 이 글의 독자인 마케터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질문으로 시작을 하면 좋겠어.
아울러 글의 핵심적이 내용이 서론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해줘.
본론에서는 독자들이 잘 알만한 유명 브랜드의 사례를 3개 정도 제시하고,
그 브랜드의 로고가 탄생한 배경 스토리와 의미에 대해 설명해 줘.
저는 보통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향후에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서로 눈높이를 맞추면서 관심을 갖게 만드는 방식이죠. 글의 핵심을 앞부분으로 배치해줬으면 한다는 내용은 에디터 분들이 주로 했던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의 흐름으로 작성을 하다 보면 중요한 이야기가 뒤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럼 이런 요청을 반영해서 챗작가가 보내온 글의 뼈대를 살펴보죠.
개요: "로고 속 숨겨진 이야기 - 세계적 브랜드의 비밀"
서론: 브랜드 로고의 심오한 메시지
* 질문으로 시작: "당신이 알고 있는 브랜드 로고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 흥미 유발: 마케터로서 브랜드 로고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강조글의 핵심적 내용 소개: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로고가 어떻게 그들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반영하는지 설명
본론 1부: 애플(Apple) 로고의 비밀
* 애플 로고의 탄생 배경: 스티브 잡스의 비전과 창의성
* 로고의 의미와 상징성: 물린 사과가 전달하는 지식과 혁신의 메시지
본론 2부: 나이키(Nike) 스우시의 역동성
* 나이키 스우시 로고의 역사: 간결함과 속도의 상징
* 로고가 전달하는 메시지: 스포츠와 승리에 대한 지향점
본론 3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의 별
* 메르세데스-벤츠 로고의 기원: 고급스러움과 품질의 대명사
* 로고의 상징적 의미: 혁신과 전통을 아우르는 브랜드의 정체성
결론: 로고가 만들어내는 브랜드 이야기
* 브랜드 로고의 중요성 재확인: 로고가 브랜드 정체성과 메시지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강조
*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서의 로고: 마케터들이 로고를 통해 어떻게 브랜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
* 미래 지향적 결론: 로고 디자인의 진화와 이가 브랜드 전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
이제부터 나의 관점이 반영될 차례입니다. 서론에서의 질문은 독자의 공감을 끌어낼만한가요? 본론에 있는 브랜드 역시 관심이 갈 만한 내용일까요? 애플이나 나이키의 경우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들이지만, 그만큼 참신함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좀 더 대중적인 내용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몰랐을 법한 이야기를 할 것인지, 문체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겠죠.
저는 딱 3가지만 추가 요청해서 글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어떤 요소인지는 아래 글을 확인하시면 아실 것 같네요) 이렇게 완성한 최종 버전의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아래 글에서 수정한 것은 폰트와 로고를 추가한 것 정도입니다. 좀 더 수정한다면 더 그럴 듯 한 내용이 나오겠지만,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제시했을 때 챗GPT가 어느 정도 수준의 글을 만들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시는 차원에서 그대로 올려 보겠습니다.
참,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AI 챌린저스에 참여해 보세요~
로고 속 숨겨진 이야기 : 세계적 브랜드의 비밀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브랜드 로고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로고들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몇몇 브랜드 로고 뒤에 숨겨진, 흥미롭고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을 함께 살펴볼 것입니다. 배스킨 라빈스, 페덱스, 토블론 같은 브랜드들의 로고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어떻게 그들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탐구해 봅시다.
배스킨 라빈스 - 숨겨진 '31'의 비밀.
여러분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배스킨 라빈스의 로고를 한 번 더 자세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로고 속에는 'B'와 'R'의 중간 부분에 숫자 '31'이 숨겨져 있어요. 이 숫자는 배스킨 라빈스가 제공하는 31가지 아이스크림 맛을 상징합니다. 창립자들은 고객들이 매달 매일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해요. 이러한 로고는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다양성을 전달하며, 배스킨 라빈스의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브랜드 정신을 반영합니다. 다음에 배스킨 라빈스 앞을 지날 때, 이 작은 '31'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거예요.
페덱스 - 속도와 정확성을 상징하는 화살표
여러분은 페덱스 로고를 주의 깊게 보신 적이 있나요?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이 로고에는 사실 놀라운 디자인 요소가 숨겨져 있어요. 'E'와 'x' 사이의 공간을 자세히 보면, 화살표 모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숨겨진 화살표는 페덱스의 핵심 가치인 속도와 정확성을 상징합니다. 페덱스는 이 로고를 통해 고객들에게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어요.
로고의 이러한 섬세한 디자인은 페덱스가 어떻게 자신들의 서비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입니다. 다음번에 페덱스 트럭을 보시게 되면, 그 화살표를 찾아보세요. 분명 여러분의 눈에는 이제 그 로고가 단순한 글자가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으로 보일 겁니다.
토블론 - 베른의 곰을 담은 마테호른
토블론의 로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초콜릿 패키지에 그려진 마테호른 산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숨겨져 있어요. 산의 그림 속에는 곰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곰은 토블론이 시작된 스위스 베른의 상징이며, 베른은 '곰의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블론의 이 로고는 브랜드의 기원과 스위스의 전통을 강조하며, 독특한 삼각형 모양의 초콜릿은 스위스의 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입니다.
이처럼, 토블론의 로고는 단순히 맛있는 초콜릿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뿌리와 문화적 배경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숨겨진 곰을 발견하는 것은 토블론 초콜릿을 먹는 작은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다음번에 토블론을 손에 들 때, 이 작은 비밀을 생각하며 그 맛을 더욱 특별하게 즐겨보세요.
로고의 깊은 의미와 브랜드 철학
이제 우리는 배스킨 라빈스의 '31', 페덱스의 숨겨진 화살표, 그리고 토블론의 곰을 포함한 마테호른을 통해, 로고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브랜드의 깊은 철학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로고들은 그들이 대표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깁니다.
마케터로서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로부터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예쁘고 눈에 띄는 로고를 넘어서, 우리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스토리를 반영하는 로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브랜드가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브랜드의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로고 디자인 과정에서는 단순한 시각적 매력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처럼 의미심장하고 창의적인 로고는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고, 고객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강력한 인상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