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만의 상품을 만드세요.
얼마 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제 브런치에 꾸준히 조회수가 나오고 있는 글은 '브런치는 어떻게 돈이 되는가?'(아래 링크)입니다. 이 글은 다음이나 브런치 메인에 노출된 적도 없고, 구글 SEO에 운 좋게 걸려서 계속 노출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아마도 브런치 작가 분들이 꾸준히 수익화에 대해 궁금해하고 또 검색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시작부터 이 글을 언급한 이유는, 이미 써둔 글이 있으니 이번 글에서는 핵심적인 주장만 담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해서 브런치라는 매체가 돈을 벌어주는 것도 아니고, 필력 역시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브런치로 돈을 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으려면, 나는 무엇을 팔 수 있나? 라고 되물어야 합니다.
'상품'이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국어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1. 사고파는 물품.
2. 장사로 파는 물건. 또는 매매를 목적으로 한 재화(財貨).
3. 상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물건. 동산(動産) 따위가 있다.
여기서 '상(商)'이라는 글자는 중국 고대의 상나라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상나라가 망한 뒤 졸지에 유민이 된 백성들이 주로 장사로 먹고살게 되면서 상인(商人), 즉 상나라 사람이 곧 장사하는 사람이 됐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파는 걸까요? '글'인가요? 아닙니다. 정확히는 글에 담긴 정보나 이야기를 파는 거죠. 글은 수단일 뿐입니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글 자체를 파는 것이라고 착각을 해요.
제가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의외로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질이 아닌 허상을 팝니다. 심지어 가장 '커머셜'하다는 광고 업계도 그랬죠. 요즘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KPI를 수익 전환으로 따지는 경우가 많아서 좀 달라졌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광고인들은 오직 '크리에이티브'만 판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가 좋으면 상품은 알아서 팔릴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심지어 광고주도 크리에이티브만 사는 경우도 있었죠)
못 믿으시겠다면 마케팅의 구루인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고객들은 자신의 광고 에이전시가 ‘전략적’이기를 원치 않았다.
광고 에이전시가 ‘창조적’이기만을 원했다.
<포지셔닝>, 잭 트라우트 & 앨 리스
기업들은 다를까요? 대부분 제품을 잘 만들면 알아서 팔린다고 착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작가들도 글을 잘 쓰면, 또는 조회수가 잘 나오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브런치에서는 그렇지 않죠. 트래픽으로 돈을 버는 곳이 아니거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죠. 브런치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은 아래와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환금(換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요청이 들어옵니다. 아래와 같은 형태로 메일이 오게 되죠. 단순 협업(무상) 요청도 많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유료 기고나 강연, 그리고 출판 의뢰 등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작가를 한다면 누구나 받아 보고 싶은 메일이죠.
기고를 한다면 보통 몇 십만 원 정도의 단위에서 협의를 하게 됩니다. 대체로 내부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어서 처음부터 밝히는 경우가 많죠. 운이 좋다면 정기적인 연재 요청도 받을 수 있습니다. 강의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유입됩니다. 기고보다는 좀 비싼데, 강사의 경력 등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죠. 기업강의가 가장 비싸고, 다음이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의 요청입니다.
온라인 강의는 판매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도 있고, 금액을 책정하고 진행하는 방식도 있죠. 하지만 전자의 경우 업체에서도 확신이 없다는 뜻이기에 큰돈 되긴 어렵습니다. 저 역시 전자의 제안이 왔을 때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후자의 형태로 패스트캠퍼스 강의를 찍었고요.
결국 내 글이 돈이 되게 하려면 내 글이 다른 매체에 실릴 가치가 있는가? 강의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브런치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에서 당선이 되거나, 아니면 출판사에서 직접 연락이 와서 출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이 경우라면 보통 계약 성사와 동시에 계약금을 받습니다. (물론 출판사와 협의가 시작됐다고 다 성사되는 건 아니지만요) 이후 책의 판매에 따라 인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판을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브런치북을 발간해야 합니다. 유명 작가가 아닌 이상 단편적으로 올린 글들로만 묶어서 출판하기는 어렵기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분량이 확보 됐는지를 살펴보게 되죠.
제 경우, 출판을 위해 작성했던 글이 대략 200 페이지 분량(A4 기준, 폰트 크기는 10) 정도였는데요. 분야에 따라 좀 다르지만 150 페이지 정도는 확보 돼야 하는 것 같습니다. 출판을 꿈꾼다면 내 글은 이 정도 분량을 하나의 주제로 이어갈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어야겠죠.
최근에 관심이 많아진 분야가 아닌가 싶은데요. 다른 분들 살펴보니 많게는 한 번에 몇 십만 원씩 응원을 받는 분도 있던데, 사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응원하기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크리에이터로 선정된다 : 선정이 되면, 제 닉네임 옆의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같은 타이틀이 붙습니다. 물론 그전에 브런치 작가부터 되고 글이 좀 쌓여야겠죠.
2) 브런치북을 연재한다 : 모든 글에 응원하기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연재를 하거나 이미 발행이 완료된 브런치북만 응원이 가능합니다.
3) 정산받기 : 지난달 말까지 응원받은 금액은 다음 달 15일에 정산해 줍니다. 제가 직접 받아보니 수수료가 꽤 되던데요. 정말 궁금하시면 댓글로 문의하시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저도 유튜브를 슈퍼챗을 보내거나 브런치 글을 보내면서 응원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 적이 없었기에 어떤 글을 써야 응원을 받을 수 있을까는 잘 모르겠습니다. 돈이 되는 정보? 큰 위로가 되는 글?.. 알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역시 댓글로 알려 주세요~.
다른 방법으로는 후원글이 있겠죠. 앞광고라고 해야 할까요? 자주는 아닌지만 일정수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대략 3번 정도 있었는데, 포스팅 한번 올리는 것치고는 꽤 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자주 올릴 경우 구독자가 외면을 할 수 있기에 잘 조율해야 합니다.
다만, 위에 언급한 방법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올리다 보면.. 언젠가 제안이 오지 않을까? 누군가 응원을 해주지 않을까? 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거죠. 제가 다니던 회사 대표님이 감나무 심어 놓고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다가 망했다고 웃픈 농담을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저 같은 경우 운이 좋아서 위의 방법으로 모두 수익을 창출해 봤던 케이스지만, 좀 더 욕심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최강야구를 보신 분이라면 '돈 받으면 프로다'라는 말을 기억하실 듯합니다. 김성근 감독의 말이죠. 출연료를 받고 있다면 은퇴한 프로선수든, 아직 아마추어 신분이든, 모두 프로라는 뜻입니다. 적당히 웃고 즐기다 갈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일 겁니다.
반대로 해석하면 돈을 벌어야 프로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글의 전제는 두 가지입니다. 1) '브런치로' 2) '돈을 벌고자'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반복된 이야기지만 브런치도 내 글도 돈을 벌어주지 못합니다.
오직 나의 상품만이, 그것도 상품성이 있는 상품만이 돈을 벌어주죠. 누군가 상업적이라고 얕잡아 볼까 걱정되시나요? 수익 목적으로 브런치를 하는데 실망만 하게 될까 걱정되시나요?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으면 주저하지 마세요. 세상 누구도 내가 돈에 초연한데 먼저 입금해 준다고 나서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소소한 자기 경험담이나, 쓰고 싶은 글만 쓰고도 스타 작가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코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 분들은 자기 경험(또는 이미지) 자체가 상품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브런치에 글 몇 번 올려 봤는데 나에게 그런 행운이 오지 않는다면 좌절하지 말고 빠른 태세 전환을 해야 합니다.
수익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면 Funnel(깔때기)의 개념에 잘 아실 텐데요. 보통 이 Funnel의 제일 앞에는 Attetion(주의), Acquisition(획득) 같은 트래픽과 관련된 부분이 나오는데, 사실 그 앞에 무엇을 팔 것인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최종적인 나의 목적과 관계없는 트래픽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최근 저의 글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판매하는 상품은 '강의'입니다. 향후에는 강의 외에도 여러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로 강의 주제인 AI와 관련된 글을 씁니다. 그렇게 AI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유입되고, 때로는 강의 신청까지 연결이 되는 거죠.
이런 프로세스를 만들면 운도 따릅니다. GPT Store 관련해서 올린 글이 구글 검색 상위에 노출 돼서 몇 천명의 유입이 발생되기도 하고, DALL-E로 이미지 생성을 한 과정을 써서 페이스북에 공유했더니 역시 또 꽤 많은 유입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글들의 끝에는 '관심이 있으시다면 AI 관련된 강의를 들어 보세요'라는 내용을 항상 덧붙였죠.
그럼 누구나 위 방법대로 진행하면 수익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아직 구독자도 없고, 글도 몇 편 없는 상황에서 나의 상품에 대한 링크부터 붙인다면 신뢰할 사람은 없겠죠. 다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나는 무엇으로 수익화를 할 것이고, 나의 고객은 누가 될 것인가를 명확히 해서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구독자는 얼마나 확보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기준은 1,000명입니다. 초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고 굳이 돈도 안 되는 브런치에 몇 시간씩 글을 써야 하나 싶어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있지만, 일단 1,000명을 달성할 때까지는 계속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꼭 1,000명일 필요는 없겠지만 1,000명이든 500명이든 머릿속에 목표를 정해두고 일정 수준이 될 때까지는 꾸준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수익화는 그 뒤의 문제입니다.
AI를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고 싶은 챌린저들을 모집 중입니다. GPTs 만들기를 포함해 AI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