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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Jan 13. 2021

블랭크는 어떻게 천억 매출의 회사가 되었을까?

2021 마케팅 인사이트 # 2-4

제목의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해볼까요?

틈새(블랭크)를 공략하는 콘텐츠를 통해 제품의 구매를 이끌어낸다라는 것입니다.  



CJ ENM이 규모면에서 대표적인 미디어 커머스라 할 수 있다면, 블랭크 코퍼레이션(이하 블랭크)은 말 그대로 '미디어 커머스'의 정의에 가장 적합한..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에게 나도 할 수 있다(또는 하고 싶다)는 열정을 심어준 회사죠.




콘텐츠로 '필요'를 이끌어 내다. 


블랭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은 (여전히) '마약 베개'와 '퓨어썸' 샤워기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퓨어썸은 한강 실험 영상으로 대박을 쳤습니다.



홈쇼핑을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포맷일 수도 있는데, 업계에선 이런 형태의 영상을 '위협소구' 방식이라 합니다. 과장된 위협을 통해 극대화된 제품의 성능을 부각하는 거죠. 공감을 못 얻을 경우 실패할 수도 있지만, 적절하게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한다면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수돗물 관련 사건이 터지면서 대박에 일조를 하죠)


마약 베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인 소비자 편익은 편안함이지만, 통째로 빨아 쓸 수 있다는 제품의 강점 (일반적인 베개는 솜이 뭉치기 때문에 빨기 어렵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역시 위협소구 방식을 씁니다. (관련된 이미지를 함께 올릴까 하다가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어, 문구로만 대신합니다)


베개가 변기보다 1,000배 더럽다고 합니다.
진드기/세균 베개 무게의 1/3 차지.


위협소구라는 방식이 잘 먹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물론 아닙니다. 블랭크라는 회사의 성공 스토리를 다시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구요. 소비자를 직접 만나서 설득할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온라인에서 보고 필요(구매 동기)를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남대광 대표는 블랭크를 '디지털 방판 회사'라 정의합니다) 그것을 위해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제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너무 뻔한 얘기지만, 매출을 계산하는 공식을 다시 생각해 보죠. '단가'는 차치하고, '유입량'과 '전환율'을 높이게 되면 매출은 늘어나게 됩니다. 유입과 전환을 높이는 방식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의 차이가 전통(제조) 기업이냐, 콘텐츠 기업 (미디어 커머스든, 라이브 커머스든..)이냐를 만들게 됩니다.


매출 계산의 공식 : 쇼핑몰에서 많이 쓰이지만, 일반화해도 무리 없을 듯.




Lifestyle Solution


블랭크의 웹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Lifestyle Needs Solution"이라는 슬로건이 나옵니다. 제가 마케팅 인사이트에 올리는 글을 계속 보고 계신 분이라면 익숙한 단어가 있죠. 'Lifesyle'


블랭크는 최근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웬 잡지인가? 할 수도 있지만.. 그 포맷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겁니다. 서점가에 보면 꾸준히 팔리고 있는 Magazine B/F 시리즈도 있고, 블랙야크에서 만든 나우매거진도 있습니다.


각각 브랜드, 음식, 도시, 일상품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는 잡지들입니다.  


블랙야크의  라이프웨어 브랜드 nau에서 발행하는 nau magazine


이런 매거진들은 '미디어 커머스'를 추구한다면, 아니 일반 기업에서도 일종의 R&D에 포함되는 작업이라 생각됩니다. 소비자의 '일상' 또는 '제품'을 다르게 보는 고민을 하는 거죠. 콘텐츠의 목적은 소비자의 관점을 바꿔서 새로운 일상 습관(Lifestyle)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요?


베개솜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은 이런 영상에 대한 반응으로 파악할 수 있다.


블랭크의 남대광 대표는 본격적인 커머스 사업에 앞서 '세웃동'(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이라는 채널과 '몬캐스트'라는 비디오 큐레이션 서비스를 한 바 있죠. 비디오를 만드는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겠지만, 어떤 콘텐츠에 소비자는 반응하는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찾았을 겁니다.


앞서 왜 쿠팡은 OTT 서비스를 할까?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 이런 콘텐츠의 개발과 'Viewer' (아직 우리의 고객이 아닌)들의 반응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소비자, 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트렌드 관련된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도 블랭크처럼 해보자, 이런 트렌드 적용해보자.. 라는 반응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광고주를 보며, 또 제가 직접 다니는 회사에서 숱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봐왔습니다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트렌드를 보는 핵심은 소비자는 '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렌드를 만드는 회사들은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를 봐야 합니다. 결과물을 복붙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꼭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P.S. 커버 이미지는 블랭크 사무실 내부 사진이며, 블랭크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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