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보내는 행복한 순간들(아이의 사생활 속으로)
초등 1학년의 일상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나름 어른 못지않게 바쁜 일상을 보낸다. 휴직하고 나서 아이와 꼭 함께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전에 먼저 했던 일이 1학기 시간표 작성이었다. 아이의 일상을 파악해야지 그에 맞게 내 일상을 계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표의 대부분은 사교육 시간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어느 학원 갔다가 다음 어느 학원으로 데려다주는 그런 시간표였다.
우리 아이도 주위 친구들 따라 1학년 때부터 몇 가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자녀교육은 대부분 엄마가 챙기는 것처럼 우리 집도 아이의 교육 계획은 아내가 챙겼었다. 교과 과목 및 예체능 수업이 그것인데, 그래도 내가 직장에 다닐 때는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사교육 비용이 내가 휴직을 하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최대한 줄여보고자 해 보고 아이의 흥미가 부족한 과목들은 몇 가지 정리를 하였다. 맘 같아서는 대부분 줄이고 싶었으나 아이가 일단 흥미가 있고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서 더 이상의 정리는 할 수가 없었다. 또한 내가 휴직한다고 해서 아이의 중요한 시기의 교육을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휴직기간 동안 적으나마 육아휴직 수당도 나온다는 사실도 반영되었다. 그렇게 정리된 사교육들의 시작 시간과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려다주고 다음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데려오는 시간표를 정리했다.
같은 과목이라고 해도 매일 시작 시간이 다른 것도 많아서 시종 시간 암기하는 것도 시간이 좀 걸렸다. 여름으로 향하는 7월에 집을 오르내리며 시간에 맞춰 데려오고 데려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직장에 있으면 휴대폰 만보계로 천 걸음도 못 걷는 날이 많은데 집에 있으니 기본 육천 걸음에 많이 걸으면 만 걸음은 가볍게 찍었다. 나중에는 매일 걷기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다니니 더 건강해진 느낌이었다.
시간표는 학기 중만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방학 중 시간표가 더 중요하다. 방학 중에는 오전에 학교 수업을 안 하기 때문에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표를 더 잘 짜야한다. 학기 중 사교육 시간이 그대로 가는 과목도 있고 방학 때는 시간이 변경되는 과목도 꽤 많다. 방학 중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의 보강 시간도 새로 잡아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