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낫고 싶은 양심의 사투) 초월하기

[1분 인생 힌트] 죄책감(낫고 싶은 양심의 사투) 초월하기

모든 부정적 감정은 마지막에 죄책감을 만납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은 내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으로 발전합니다. 모두 내 잘못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지요. 시작점이 무엇이었든 부정적 감정이 오래 지속되면 죄책감을 낳기 쉽습니다. 

죄책감처럼 우리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것도 없습니다. 내가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우리 마음은 깊게 가라앉지요. 그래서 정말로 죄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와는 무관하게 우리를 죄인스럽게 만듭니다. 삶의 재미가 사라지고 의욕이 사라지게 합니다.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죄책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초월하기 

심리상담에서 수도 없이 듣게 되는 죄책감. 죄책감이 없다면 심리상담에 오는 사람이 확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화가 나는 것 같아도 슬픈 것 같아도 어딘가 아주 작게라도 나에게 뭔가 잘못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지 않으면 심리상담까지 발걸음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심리상담은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오는 곳이니까요. 

사실 죄책감이 없다면 우리는 반성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나를 돌아보고 다시 나를 추스르는 작업을 할 수 없을 테지요.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은 양심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양심이 살아있으니까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양심이 더 올바른 사람이 되라고 재촉하는 것이 죄책감을 느끼는 식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양심은 나름의 선한 뜻에서 죄책감을 만들어 냅니다. 양심이 나에 대한 판단을 해서 죄가 있다고 느끼면 그때 죄책감이 탄생합니다. 지금은 이것저것 잘못한 게 있으니 그걸 고치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상황이 바로 잡힐 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죄책감은 유혹적입니다. 그 논리가 탄탄해서 그 함정에 쉽게 빠집니다. 모두들 죄책감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를 어려워하지요. 어떻게든 나를 뜯어고쳐서 더 나은 내가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합니다. 

무서운 양심의 계략입니다. 죗값이 분명히 느껴지면 더욱더 판단은 날카로워집니다.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지나치게 엄격한 양심이 나를 오도 가도 못하게 심판합니다. 그러면 쥐구멍이라고 찾고 싶은 마음은 어떡해서든 나아지려고, 그 책임을 떠맡습니다. 뭐가 실제로 잘못한 것이고 잘못하지 않은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분별력을 잃습니다. 오로지 죄책감 덩어리를 다 떠맡아서 전부 탕감하려고 합니다. 

낫고 싶은 양심의 사투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낫고 싶은 마음에 죄책감을 분간 없이 전부 짊어져서 죄를 보속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일은 그런 식으로 풀리지 않지요. 죄책감에 짓눌린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정말로 내 잘못인 것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죄책감이 한가득이라 현실적인 책임을 질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죄책감을 지고 있다는 심리로 인해 현실적인 노력은 없이 내가 죗값을 치르고 있다는 착각도 더해집니다. 

죄책감을 진다는 것은 눈물겨운 노력인데 별 소용이 없는 노력입니다. 그래서 죄책감을 진 채로 무엇을 하려고 할 게 아니라, 죄책감을 해소하려고 무엇을 하게 아니라, 죄책감 자체를 뛰어넘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쯤 생각이 정리됐다면 이 거대한 속임수에 속지 않아야 합니다. 양심이 지나치게 득세하여 내 마음을 죄의 덩어리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필요 이상의 죄책감을 짊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더 나아가 죄책감 자체가 당사자들 그 누구에게도 그리 쓸모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러면 이제 양심과 대면할 일이 남습니다. 

양심아,
너 왜 그렇게 나서느냐?

이제 양심을 잘 타일러 집에 들여보내야 합니다. 그동안 엄청나게 고생했으니 그만 집에 들어가서 쉬라고 합니다. 한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겨울잠을 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죄책감을 해결하려고도 하지 말고 양심과 싸우지도 않습니다. 자고로 현명한 사람은 싸우지 않고도 큰 노력 없이도 이기는 법입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마음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양심을 집에 돌려보내면 판단의 칼날이 무뎌집니다. 악명 높은 충조평판 중의 마지막 보스, 판단! 내가 나를 판단하든 안 하든 그건 내 자유입니다. 나를 판단하면 죄책감이 생기고 나를 판단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죄책감을 해결하지 않고도 없애는 법은 그렇습니다. 죄책감이 생길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고, 죄책감이 생기고 있다면 그 먹이사슬을 끊는 것입니다. 해결하려 노력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단순히 초월하는 것입니다. 사사건건 판단해야 하는 나에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유로운 나로. 초월하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있자. 

(지극한 자기 사랑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