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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7. 2022

소확행과 열망 사이(뒤끝없는 솔직병)

[1분 인생 힌트] 소확행과 열망 사이(뒤끝없는 솔직병)


요새 대중에 소개되는 인생살이는 크게 2가지 모습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든가 열망을 충족하기 위해 분투하든가. 대중매체는 소확행을 대세로 이야기하는 듯 했다가 다시 열망 추구를 이야기했다가 오락가락합니다. 한동안 매체를 점령한 듯 했던 소확행 이야기는 다시 열망 추구의 다양한 이야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만족할 것인가. 

열망을 성취할 것인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어쩌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그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내 스타일대로 솔직하기


물리 법칙에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있습니다. 우리가 땅 위를 걸을 수 있는 것도 나아가려는 힘과 끌어당기는 힘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마찰과 저항이 없으면 우리가 하려는 원래 행위를 완수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작용 반작용 법칙은 말합니다. 반작용이 없이는 작용할 수 없다. 대저 모든 쓸모는 쓸모 없음에서 나온다는 노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소확행이 이슈가 되는 것은 소확행하지 못하는 삶이 역치에 이르러 더 이상 잠잠히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누릴 여유가 없는 삶, 그런 행복을 전혀 권장받지 않는 사회 풍토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확행이 대두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해 열망 추구가 극에 달했기 때문인 것이지요. 세상살이의 모습이 대체로 열망 추구에 몰두하도록 몰아붙이고 있는데 나는 그런 식으로 도저히 행복해질 가망이 안 보일 때 소확행이 대두된 것입니다. 그런 세태가 나를 짓누르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 소확행이 주류로 등장하고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지요. 



나도 그냥 좀 행복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등장하는 열망 추구. 열망,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우니 다시 등장했다고 해서 새로울 것도 없긴 합니다. 그래도 이 또한 작용 반작용 법칙의 관점에서 현상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 어느 날부터인지 '소확행, 소확행'거려서 따라해봤는데 소소하긴 했지만 진정으로 확실한 행복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내 안에 열망은 있는데 소확행하려고 하니 마음이 부대꼈을 사람들도 여럿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소확행에 대한 반작용으로 재등장하는 열망 추구. 내 삶을 뜨겁게 열망하며 사는 것이 다시 정답인 것처럼 다시 대두됩니다.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누리고 싶다!



지혜로운 사람은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것은 내가 걷고자 하는 힘에 저항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현명한 사람이지요. 그리고 그 저항하는 힘과 싸우지 않고 내 의지와 반대되는 그 힘을 적당히 이용할 줄 압니다. 내 뜻에 반하는 것을 이용해 결국 내 뜻을 이루는 사람. 어떤가요, 참으로 현명한 사람 같지요? 


지혜로운 사람은 소확행이든 열망 추구든 대세의 흐름이 어떻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대중매체에서 어느 날 갑자기 너도 나도 소확행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소확행을 향해 '러시'하지 않습니다. 그 소확행의 이면에 억눌린 행복에 대한 보상작용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기 삶을 살 줄 압니다. 다시 파이어족이 대중매체를 장식하고 열망 추구가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지더라도 열망 추구를 향해 '러시'하지 않습니다. 그 열망 추구의 이면에도 역시 억눌린 심리가 있고 그에 대한 보상작용이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들은 '러시'하지 않고 자기 속도와 방향감각대로 자기 삶을 살 줄 압니다. 


소확행을 좇는 동안 자기의 본능적 욕구를 배반할 가능성이 큽니다. 열망 추구를 좇는 동안도 역시 자기의 본능적 욕구를 배반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가지가 양상은 다르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그 허기짐과 갈증은 소확행과 열망 추구 어느 쪽을 통해서도 채우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요구한 것들을 채우느라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세상이 대세라고 나에게 보여 준 것이요, 세상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이 길이라고 소리친 것뿐입니다. 어느 쪽이든 자기 본 모습에 가깝지 않다면 결국 남을 흉내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혜롭게 살고 싶다면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조금 떨어져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시류에 휩쓸리는 사람이 지혜롭기는 어렵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이 뭐라고 떠들든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삽니다. 소확행이 내 스타일이라면 세상이 소확행을 떠들든 말든 소확행하며 살고, 열망 추구가 내 스타일이라면 세상이 열망 추구를 떠들든 말든 열망을 추구하며 삽니다. 정직하게 지금 내게 주어진 소소하고 확실한 것에 행복할 줄 압니다. 정직하게 열망을 추구하고 그 과실을 얻기를 즐길 줄 압니다. 어느 쪽이든 내 마음에 지나치게 솔직해서 나 자신을 배신할 줄 모릅니다. 나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나는 솔직하게
내 스타일대로 산다.



솔직병은 지혜로운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단 솔직병의 도그마에 다시 갇혀서는 안 되겠지요. 도그마에 갇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면 아무 뒤끝이 남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욕구와 욕망에 솔직하니 감추고 켕기고 두려워하고 '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이 뭐라 하든 나 자신에게 솔직하니 내 마음대로 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대세가 어떻든 시류가 어떻든 내 페이스를 잃지 않습니다. 솔직하니 자유롭고 자유로우니 행복합니다. 소확행이든 열망 추구든 세상이 말하는 행복을 따라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에게 지극히 솔직하니 지금의 나대로 내 스타일대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함으로써 세상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행복을 추구하는 자기만의 길을 자기 스타일대로 걸어가는 사람.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이해하고 반작용도 작용으로 쓰이게 하는 사람. 그는 자기 마음대로 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채웁니다. 다른 어떤 무엇도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그의 행복은 그만의 것입니다. 솔직하게 자기 스타일대로 언제까지고 행복하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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