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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7. 2022

답 없는 고민 잘하는 법

고민 끝장내기

[1분 인생 힌트] 답 없는 고민 잘하는 법 (고민 끝장내기)

요새 고민은 무엇인가요? 아무 고민이 없다면 정말로 대환영입니다. 어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민 없이 사는 법을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고민, 걱정 없이 사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꿈같은 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도 있듯이 고민과 걱정은 우리네 일상과 한 세트로 따라다니는 듯합니다. 정말 고민, 걱정 없이 산다면 참 좋겠지요!

오늘은 고민해도 답이 없는 것 같은 고민들을 잘 고민하는 법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천기누설급의 귀한 정보를 알려 드리니 당신만 알고 계세요.

그 고민보다 중요한 것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무엇인지 아나요? 그들의 특징을 찾지 말고 내 특징을 찾으면 빠릅니다. 내가 이미 고민 많은 사람 중에 하나라면. 그래서 내 특징은 무엇인가요?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나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고민을 할 때 우리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고민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민이 되니 고민에 빠져서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고민'이라고 자꾸 타이핑하니까 눈이 어지럽네요 그려. 어쨌든 고민 많은 사람은 고민에 고민을 더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 늪에 빠져서 나오려고 버둥거리는데 그럴수록 더 깊이 빠지는 것과 비슷한 꼴입니다.

점점 고민의 늪에 깊게 빠지면 고민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겠지요. 그래 가지고는 고민이 끝날 리가 없습니다. 고민을 하면 할수록 고민은 우리를 더 많이 옭아맵니다. 고민의 거미줄에 걸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는데 점점 더 어지럽게 엉켜서 더욱 단단히 거미줄에 걸리게 됩니다.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거미줄에서 빠져나올 가망은 사라집니다.

지네가 있었습니다. 뱀이 지나가다가 지네에게 물었습니다. 우와 너는 다리가 몇 개니? 엄청 많구나. 그 말을 들은 지네가 으쓱하면서 자기의 수많은 다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다리가 전혀 없는 뱀의 입장에서는 지네의 수많은 다리가 신기했겠지요. 뱀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다리를 어떻게 움직여서 걷니? 다리라곤 한 족도 없는 뱀을 보며 의기양양해진 지네는 '이렇게 걷는다,'라고 자신 있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다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움직여 걷는지 시범을 보이려고 했지요. 그러나 아뿔싸. 지네가 자기 다리의 움직임을 설명하면서 걸으려는 순간, 지네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걷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었고, 그 질문 이후로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요? 지네가 질문을 듣고 설명을 하려는 순간부터 지네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하려고 한순간부터 아무 생각 없이도 아주 균형 있게 일련의 순서에 맞춰 움직일 수 있던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다리가 무진장 꼬이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다리가 서로 엉켜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말았지요. 전에는 그토록 자연스러웠던 일이 불가해한 미스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질문과 고민으로 인해 삶이 멈추어 버린 것이지요.

우리가 고민하는 모습이 지네와 같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민을 한다는 것이 기존의 내 스텝을 다 꼬아놓는 것은 아닌지. 내 페이스를 다 잃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삶을 멈추어 버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아무리 고상한 고민이라고 해도 고민에 대한 상책은 고민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민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이게 말이야 방구야. 이런 생각이 들 수가 있습니다. 고민이 드는데 어떻게 고민하지 않을 수가 있냐! 이런 항변의 목소리가 튀어나올 수가 있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쉽게 고민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고민을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고민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고민을 하되 나는 한 놈만 팬다는 격언처럼

난 한 고민만 제대로 한다.

라고 생각하면 고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입니다. 고민하지 않는 인생은 현대인의 자화상이 아니지요.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 이런 글을 읽고 있지도 않을 테지요.

제대로 고민하기 위해서는 고민을 하는 주체가 있어야 합니다. 고민에게 잡아먹힌 채로 이리저리 휘둘리며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의 주체가 산처럼 딱 버티고 선 채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고민을 하는 중에 혼란스럽다면 아마도 고민에 빠져 주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라는 주체가 없이 고민이 나를 압도하고 있는 가운데 고민하고 있다면 분명 혼란스럽고 이도 저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내가 없는 가운데 고민이라는 것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뚝심 있게 내가 직접 격렬하게 고민한다면 고민은 나를 흔들지 못합니다.

고민의 주체인 내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일상의 삶을 유지해야 합니다. 아 이런! 우리는 언제나처럼 또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의 삶입니다. 고민, 그 커다란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나의 일상입니다. 내 일상을 뒤흔들면서까지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주체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주인이 돼서 고민을 진지하게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이 주인이 되어 내 삶을 오도 가도 못하게 미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지요. 얼른 알아차려야 합니다.

내가 주인이 되어
고민한다.

고민이 나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민을 흔들어야 합니다. 이놈의 고민이 왜 찾아왔는지, 정체는 무엇이고 본색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치열하게 고민의 끝까지 밀어붙이기 위해서 일상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제때 밥 먹고 양치질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햇빛도 쐬면서 체력과 정신을 신선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고민에 농락 당하지 않기 위해서 더욱더 격렬하게 내 일상을 정리정돈 잘해야 합니다. 그래야 늪에 더 깊이 빠지지 않고 거미줄에 더 복잡하게 얽혀들지 않습니다. 내가 적극적으로 고민을 하는 것이지 고민이 나를 고민하게 하지는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민은 관두고
먼저 일상의 삶을 잘 살 것

자 이것이 됐다면, 이제 마지막 힌트입니다. 나무둘 스타일대로 한차례 심하게 비약을 합니다. 운전대를 꽉 잡으세요. 바로 출발합니다.

그 고민은 무엇입니까? 고민은 개념적입니다. 내 머릿속에서 떠도는 정신적 부산물입니다. 다른 말로 해서 그것은 허구입니다. 개념에 불과하고 생각에 불과합니다. 지네의 다리가 얽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없는 고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생각 놀음, 개념 놀이에 불과한 것에 빠져서 그 답을 찾으려 했으니 큰 실수를 한 것이요, 심지어 개념에 불과한 답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했으니 엄청난 혼란에 빠진 것입니다. 그래서 다리 하나하나가 버젓이 튼튼하게 붙어 있음에도 걸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고민 그 자체는 실상이 없는 것으로 아무 힘이 없습니다. 내가 애써 힘주어 고민하지 않는다면. 내가 힘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아무 위력을 가하지 못하는 것이 고민입니다. 고민 그 자체는 해가 뜨면 절로 생기는 그림자와 같은 것입니다. 그림자와 싸우면 이길 수 있나요? 해가 있고 사물이 있으면 자연히 있는 것이 그림자입니다. 그림자를 치우는 방법은 해를 치우든 사물을 치우는 것입니다. 그림자를 상대해 곧장 그림자를 치우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무둘의 비약을 잘 따라오셨는지요? 읽고 이해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고민해 볼 만한 것은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