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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7. 2022

과거가 후회될 때 반성의 정석

완벽주의 탈출

[1분 인생 힌트] 과거가 후회될 때 반성의 정석 (완벽주의 탈출)


과거가 후회될 때가 있나요? 

과거를 생각하고 곧잘 후회하던 나무둘은 오래전에 친구한테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후회는
계속 후회하며 살겠다는 다짐이다.


친구가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니고 그 친구의 생활상을 옆에서 보고 나무둘이 포장한 말입니다. 후회 같은 것은 사전에 없던 그 친구. 이 블로그에 가끔 등장한 그 친구는 나무둘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들의 시선에 외계인 같았지요. 지금도 후회 같은 건 안중에 없고 참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접할 수 없는 그 친구의 영역은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소심한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그리하여 후회를 다루는 나무둘만의 스타일을 계발하게 됩니다. 친구와는 다른 스타일로 과거의 후회를 소화하고 살아가는 방법. 오늘은 그 스타일, 심리상담에서도 요긴하고 쓰고 있는 그 방법을 함께 나눕니다. 



헌 마음이 편안하다. 쓸모도 있다. 


나무둘 스타일은 이렇습니다. 



후회가 되는가?
그렇다면 뼈빠지게 후회하자.
다시는 후회하지 않게 



후회를 끝장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흉내내는 것이지요. 뼈빠지게 후회하고 더는 할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후회를 하얗게 불태워 버리는 것. 이제는 다시는 후회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후회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제대로 후회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후회를 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된 후회가 되려면 후회에 건설적인 비판이 섞여야 합니다. 내 잘못이다. 내 탓이야. 왜 그랬지.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렇게 안 할 텐데. 저런! 저런 말만 하고 있다면 그건 건설적인 면이 하나도 없지요. 그래서는 평생 후회가 끝장나지 않습니다. 돌이키면 후회되고 잊은 듯하다가도 후회가 되고 자다가도 후회가 돼서 이불킥을 하게 됩니다. 


제대로 된 후회는 과거를 반성하며 미래를 지향합니다. 내가 잘못했던 과거에 대해서 후회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통해 배우고, 그 배운 바를 일상에 적용합니다. 그러면 후회는 단지 쓰라린 실수나 실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삶의 경험을 안겨준 경험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과거가 후회가 될 때 진득하니 앉아서 후회가 하얗게 타 없어질 때까지 후회의 교훈을 끌어냅니다. 그 후회를 통해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다 배우기로 작정합니다. 배우지 못한 인생의 교훈은 반복된다고 하지요. 그 교훈을 다시 배울 필요가 없도록, 후회가 밀어닥친 이번 기회에 후회를 붙잡고 확실하게 불태우며 인생 교훈을 졸업하는 것입니다. 


후회되는 바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워야 합니다. 낱낱이 한 톨도 빼놓지 않고 다 배워야 합니다. 어설프게 대충 넘어갔다가는 또다시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혹시나 배워야 할 것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돋보기를 들이대고 과거의 후회되는 그 경험을 다시 조사합니다. 사실 이렇게 하려면 상당한 정신적인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몰두 없이 후회가 저절로 묻힐 거라 생각하면 내 뇌의 기능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입니다. 뇌가 다시 복기할 필요도 이유도 없도록 완전히 배웁니다. 이번 경험을 끝으로, 완전히 끝냅니다. 


제대로 후회하고 반성하는 기술은 이런 것입니다. 어차피 후회를 피할 수 없다면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후회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모든 가르침을 청하는 것입니다. 무릎을 꿇고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겠다고 다짐합니다. 반성을 하고 또 반성을 하는 가운데 후회는 점차 옅어집니다. 후회를 하며 교묘하게 피해자의 마음 자세로 살았던 것을 알아차립니다. 후회를 하는 동안 세월은 흐르는데 나 혼자 삶을 억지로 유보시켜 놓았던 것을 알아차립니다. 일상의 삶을 등한시하고 내 삶을 살지 않았던 것을 알아차립니다. 이 모든 게 의식적이었던 무의식적이었던 어쨌든 내가 이렇게 살아왔음을 대차게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진정으로 반성이 되기 시작하면 후회는 서서히 떠나갑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배울 수 있고, 졸업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괴로움을 더 이상은 겪지 않아도 됩니다. 이 수준이 유지된다면 이제 오히려 후회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도 드러나는 나무둘의 역발상 스타일. 어렵지 않습니다. 잘 따라오시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후회를 활용할 수 있을까요? 후회한다는 것은 과거 내 삶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미 내 삶이 완벽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미 상처받았고 이미 실수와 실패로 뒤범벅이 되었다면 완벽은 일찌감치 물 건너 간 것입니다. 순결, 순수, 온전, 완벽. 이런 단어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데 방해가 될 때가 많습니다. 순결하고 순수하고 온전하고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살려면, 설령 그렇게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꽤나 숨이 막히겠지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희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순결하지 않고 순수하지 않고 온전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다는 희소식. 순결하고 순수하고 온전하고 완벽하게 살아야 할 마음의 부담이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지요. 우리는 자유롭습니다! 


옷이나 차를 새로 사면 한동안 애지중지하면서 어디 때 타고 흠집 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 세우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옷이나 차의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물건을 아끼느라 내가 물건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봉양합니다. 물건을 통해서 윤택하게 살고 싶어서 그 물건을 샀으면서 정작 물건이 주인이 돼서 내가 물건을 윤택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물건의 종이 되어 적재적소에 써먹지도 못하고 물건이 어찌 될까 봐 불안한 마음으로 삽니다. 


그런데 헌 옷이나 헌 차는 어떤가요? 뭐 이미 흠나고 때 탄 거, 그냥 마음껏 씁니다. 입고 싶을 때 입고 타고 싶을 때 탑니다. 물건의 활용도가 매우 올라갑니다. 물건이 그 값어치를 제대로 합니다. 나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미 헌 것이라 애가 타지도 않습니다. 어디 좀 더 흠집이 나더라도 덜 아깝고 덜 신경 쓰입니다. 물건이 물건으로 보입니다. 물건이 내 마음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내가 물건의 주인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삽니다. 


이렇게 이미 낡은 것들에서 우리의 마음은 맑아집니다. 헌 것을 대할 때 우리는 긴장하지 않습니다. 헌 삶과 헌 마음도 마찬가지겠지요. 이미 낡은 삶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자유롭게 살아갈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에 구속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수도 없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 덕지덕지 모자이크된 인생이니 어디서 완벽을 찾을 수 있을까요? 과거가 그다지 완벽하지 않았으니 이미 완벽주의는 오래전에 끝장이 났던 것이지요. 엉망인 것 같은 내 삶은 오히려 지금 어떤 시도도 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마음을 선사합니다. 이미 실패하고 좌절해 봤으니 또 그런 일을 겪는다고 해도 상처도 처음보다는 훨씬 약합니다. 또 한 번 그런들 대수랴, 나는 과거의 후회에 얽매이지 않고 거듭 전진하고 새롭게 시도하고 새 삶을 써나갈 수 있게 됩니다. 


후회와 반성의 정석은 이런 것입니다.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할 깜냥이 된다면 후회가 감추고 있는 희망찬 목소리도 들립니다. 사실 과거가 후회될 때마다 한가득 쌓인 후회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넌 완벽주의의 감옥에서 탈출한 지 오래됐어.
개똥밭에 뒹굴듯 네 멋대로 살렴!



헌 삶은 자유롭습니다. 

헌 마음은 편안합니다. 

헐고 헐린 가운데 정말로 요긴한 쓸모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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