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아침 편지] 스님의 개, 새

by 나무둘

아침에 쓴다고 했으나 점심도 훌쩍 지나서 쓰게 되는 편지.

이왕 늦은 거 그냥 하루 넘어 가려다가 그래도 매일 쓰기로 한 거 이렇게 적어 봅니다.


오늘 아침에는 친구를 만나느라 편지가 늦었습니다.

제가 스님이라고 부르는 심리 상담사 친구입니다.

저보다 심리상담사 경력으로는 한참 선배인 그 친구.


그 친구를 처음 서점에 초대해서 구경을 시켜주었습니다.

책방에 꽂힌 많은 책을 보더니 자기에게 책을 하나 추천해 달라고 하더군요.

역시 소중한 친구는 다른 법입니다.

책도 거의 안 읽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책 하나 사겠다는 친구.

진정한 친구는 이런 것이지요.


그래서 요새 다시 잘 읽고 있는, 그리고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

티베트 스님이 쓴 <알아차림의 기적>을 추천했습니다.


그랬더니 스님다운 그 친구가 한 마디를 툭 내뱉었습니다.


"마음 돌보는 이야기 말고. 마음 안 돌보는 책 추천해 줘."

아차 싶었습니다.


스님에게 스님 관련 책을 추천해주다니요.

매일 들여다보는 게 마음일 텐데.

또 지겹게 마음 관련된 책을 추천하다니요.


스님이 안심이 안 됐는지 한 마디 더했습니다.

"절대 심리학 책 빼고."


그래서 추천한 책.

<오늘의 개, 새>입니다.



스님께서 아주 흐뭇하게 웃더군요.

'바로 이거야.'라는 표정으로요.


우리 안에는 마음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개 같은 이야기와 새 같은 이야기도 있지요.


<오늘의 개, 새>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면서

다른 좋은 심리학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팔라고 했습니다.


아아.

그 친구의 현명한 말에 고개를 숙이면서 '역시 스님은 한 수 위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생에 그 도력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마음을 어떻게 돌보시나요?

어쩌면 마음을 안 돌보는 게 가장 잘 돌보는 일은 아닐까요?


스님 심리상담사에게 크게 한 수 배우고 오늘은 마음을 안 돌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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