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을 '내' 상담으로 만들려면
하소연과 넋두리가 능사가 아니다.
처음 심리상담을 접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기대이자 오해가 있습니다. '내 마음이 나아지려면 속에 쌓인 이야기를 다 해야겠다!' 하지만 한정된 상담 시간에 나의 역사를 다 이야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힘들었던 이야기를 시시콜콜 다 한다고 해도 마음이 낫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에 나보다는 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우리는 상대방이 나한테 어떻게 했다는 식의 성토를 늘어놓습니다. 상대방이 이렇게 저렇게 해서 힘들어졌다고, 이러니 내 아픔이 정당하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마음이야 참 이해가 되지요. 그런데 넋두리나 하소연을 아무리 해도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것은 그때마다 내가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거지에 초점을 두고 상대방이나 그 상황에만 마음이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하소연을 계속하면 들어주기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소연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나는 제 3자로서 다른 측면도 보이는 것이지요. 자기 상처에만 얽매여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말하고 싶지만 차마 말할 수 없는 말들이 솟아오릅니다. 그리고 차마 말하지 못해 결국 친구의 하소연을 더는 들어줄 수 없게 되지요.
심리상담까지 찾아와서 이제 정말로 마음이 낫길 바란다면 그 상처의 역사 속에서 남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나는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 상처와 좌절 속에서 내가 정말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무리 해도 큰 효과가 없었던 하소연이나 넋두리 수준을 벗어나 정말로 마음이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정말로 나 자신을 위한다면 이제 타인과 과거의 상황에서 눈길을 돌려 나 자신을 바라보세요.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내 감정, 내 생각, 내 욕구에 훨씬 더 큰 관심을 가져 보세요.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과거의 상황과 타인에 대한 관심은 이제 그만! 나에게 관심과 애정을 듬뿍 쏟아 이야기하는 거예요.
심리상담은 '내' 이야기를 할 때 내 것이 됩니다.
네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을 치유하려면 '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