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아침편지] 부러워도 안 진 거야.

by 나무둘

부러우면 지는 거야.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블로그를 통해 여러 가지 소식들을 보다가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블로거 글도 봅니다.

그도 부럽다고 합니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합니다.


가만히 보다가 뭔가 이상한 걸 느낍니다.

똑같이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 약간 못마땅합니다.

도대체 나는 뭘 부러워하고 있는 거지?

저 사람하고 똑같이 되고 싶은가?


그래서 나는 나를 관찰하고 묻습니다.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있니?


이렇게 묻기 시작하자 부러움이 점점 녹아듭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정말로 뭘 부러워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게 맞나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정말 그처럼 되고 싶은가?

마음에게 물어보니 단지 부러울 뿐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그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습니다.


그가 가진 것을 나도 정말 원하는가?

성급히 대답하지 않고 질문을 찬찬히 맛봅니다.


이상하게도 그것은 나의 욕망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단지 부러워했던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닌데도 남이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나도 하고 싶어 했던 것.

남의 장단에 놀아나며 엉거주춤 춤을 추려고 했던 것.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원하니까 나도 덩달아 원하는 것.

그건 진짜 나의 욕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부러움 덩어리입니다.


가만히 질문을 하며 머물러 있으니 부러움이 사라집니다.

그러고 나니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부러워하던 대상, 부러움, 부러워하는 나도 사라집니다.

그러고 나니 남는 것은 나 자신 뿐입니다.

내가 가진 전부, 나 자신.


그래서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 오늘 지금 이 순간 이것밖에 없어.

나에게 주어진 것은 이것이야.

이것을 살자.


이것이 나의 전부입니다.

나는 내가 가진 전부를 '전부' 가지고 있을 때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설령 부러움이 마음속에 들이치더라도 나는 그때서야 깨닫습니다.

아 착각하고 있었구나.

그것은 나의 욕망이 아니구나.


나는 나의 욕망에 충실하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나의 욕망은 무엇일까요?

지금 내가 가진 전부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전부, 나의 전부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남의 가진 것을 부러워해서 무엇합니까?


사실은 부러워할 수도 없습니다.

부러워한다면 오히려 나의 미지, 나 자신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부러워해야겠지요.

이미 알려진 것들, 특히나 타인을 통해서 알려진 것들은 부러워할 대상도 안 됩니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야.

그 말에 나는 이렇게 응수하기로 했습니다.


부러웠어.

그런데 그 덕분에 아직 안 졌어.

이제야 제대로 시작할 단서를 찾았어.


당신은 무엇을 부러워하나요?

무엇을 욕망하나요?

그것은 정녕 당신의 욕망인가요?


당신의 삶도 부러워도 지지 않는 삶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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