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점이자 심리상담센터를 청소했습니다.
매일 아침에 청소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 생각이 들더군요.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좀 더 쉽게 잘할 수 없을까?'
어떻게든 노력은 줄이고
결과는 늘리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게 가성비를 따지는
나 자신이 못마땅합니다.
그리고 이런 나를 관찰하며 나 자신에게 의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청소를 하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청소를 '쉽게, 빨리, 잘'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니
청소를 안 하고 쉬는 것도 아예 하나의 선택지일 텐데.
청소를 이미 하고 있는 마당에 '쉽게, 빨리, 잘' 하겠다고 왜 나를 괴롭히는가.
심리 상담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좋아요. 잘하고 계신데 거기에서 잘하려는 의도를 덜어봐요."
의도가 전부입니다.
마음을 낫게 하겠다고 하는 모든 행위,
산책하고 운동하고 감정일기 쓰고 긍정적인 책과 영상을 보며 온갖 노력을 하는데도
나아지질 않는다고 말하는 내담자들이 있습니다.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지려고' 그 행위들을 하니까요.
우리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한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이 나아지지 못하게 가로막는다는 점입니다.
낫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하는 모든 좋은 행위들은
쓸데없이 엉뚱한 힘을 주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셈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행위들이라 해도 결과가 미미할 수밖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엄청나게 유명한 신발 회사의 말대로
Just do it,
그냥 해야 합니다.
적어도
이런 좋은 행위를 하면 저런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따지고 셈하는 마음으로 하면
처음부터 그르치는 것입니다.
혹자는 '그냥' 하지 말라고도 하지만
마음 건강에 관한 한 정말이지 '그냥' 해야 합니다.
요새 우리는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너무 잘하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기에.
오늘 청소를 잘하려고 하다가
괜히 청소기 코드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급히 지나가다가 책상 모서리에 허벅지를 찧었습니다.
어이쿠.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습니다.
덕분에 좀 더 효율적으로 쉽게 청소하려고 셈을 하던
내 모습을 퍼뜩 성찰하고 그 요량을 그만두었습니다.
잘하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청소를 할 때는 청소만 해야 합니다.
요령을 피우다가는 허벅지가 눈물 나게 아픕니다.
아픈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가성비와 효율성을 따질 때
삶이 어떻게 역행하는가 새삼 배우고
마음에 새겼습니다.
할 때는 그냥 하자.
잘하려고 안 하면 '지금' 더 잘할 수 있어.
당신은 무엇에서 잘하려고 하나요?
그렇게 잘하려고 하는 동안 그 일은 잘 풀렸나요?
혹시 잘하려고 하지 않으면 그 일이 더 잘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마음에 힘을 빼 봅니다.
어떻게 하는지에는 무심하게,
할 때는 그냥 해보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