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아침편지
오늘도 심리상담센터이자 서점을 청소했습니다.
청소를 시작하기에 앞서 늘 먼저 틀어놓은 음악이 있습니다.
Air Supply의 Greatest hits.
다른 좋은 노래, 청소하기 신나는 노래도 있는데
왜 하필 이런 올드 팝인가.
왜 하필 Air Supply인가.
'에어 서플라이'라는 표현 그대로 공기의 공급이 필요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폐부 깊이 숨 쉬고 있다는 분명한 감각을 원했던 때가 있어요.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 어느 날 Air Supply의 Just As I Am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초고음에 맑고 고운 남성 목소리가
옥구슬 구르듯 귀를 사로잡았고
가슴의 공명판을 떨게 하고 눈을 울렸지요.
그때부터 꽂힌 것 같습니다.
늦깎이 팬이 되어 마음속으로 소리쳤습니다.
Air Supply, 내 가슴에도 산소가 필요해요!
이런 심정으로 줄곧 Air Supply 노래만 들었어요.
멜로디 라인만 보면 그렇게 귀에 감기는 노래는 아닌데도
Just as I am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세요,
라는 가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누군가에게 그 말이 참 듣고 싶었나 봅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지요.
그냥 있는 그대로 모습대로 나를 대해줬어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를 대해줬어요.
당신은 나를 원한다고 말했고
내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런 만남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세상살이에 자잘한 시련과 좌절 속에서
세상에 속고 나도 세상을 속이고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받아준다는 것.
이 얼마나 참 기쁜 일인지요.
이 기쁨에 대해 가슴으로 느낄 때면
환한 햇살이 떠오릅니다.
한 차례 폭풍우가 지나간 후에
비바람이 미세먼지를 다 쓸고 지나간 후에
청명한 하늘에 말갛게 얼굴을 내미는 햇살이 떠오릅니다.
투명하게 그지없는, 더없이 밝은 햇살.
그처럼 순수하게 다가오는 사랑
내 안에 그런 사랑이 있는가.
청소를 하며 가끔 스스로 질문합니다.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이 공간을 정성껏 청소합니다.
이 공간부터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로 합니다.
지하의 한계를 지닌 모습 그대로 너를 사랑해.
네가 가진 최선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잠재되어 있는 너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내가 오늘도 너를 쓸고 닦아줄게.
지금과 다른 네가 아니라
지금의 너를 원해.
지금의 네가 필요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오늘은 더욱 애틋하게
공간에게 사랑 고백을 하며 청소를 마쳤습니다.
내 눈의 먼지를 걷어내고
네가 뒤집어쓴 먼지를 씻어내고
Air Supply, 지금 너에게 산소를 줄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너의 진.선.미를 보고 싶어.
당신은 당신에게서 무엇을 보고 있나요?
내 눈에 보이는 나 자신은 어떤 존재인가요?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눈길은 무엇인가요?
우리 오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고
잠재되어 있는 최선의 내가 깨어나게 하면 어떨까요.
내 안의 가장 선하고 고귀한 사랑을 깨워
그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는 하루가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