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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보면 영혼의 약속도 보일까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답장

by 나무둘

'지난날 나의 20살 청춘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았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런 가정을 하고 그 청춘의 입장에서 답장을 써 봅니다.



2023.07.18 고도원의 아침편지


영혼의 약속


나는

고통의 깊은 구렁을 지나왔어요.

그러나 청소년 때부터의 당신에 대한

나의 깊은 사랑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지나왔겠어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루스벨트 고등학교에서

가장 머리가 좋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인기 있는 여학생이 어떻게 자기의

일생을 나와 같은 남자와 함께

보내기로 선택을 했을까?

- 어빈 얄롬, 매릴린 얄롬의 《얄롬 박사 부부의 마지막 일상》 중에서 -


* 이유도 잘 모르고

딱히 기억도 할 수 없지만

서로 만나 사랑하기로 약속하고 태어나 만난

그런 사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 푸릇한 젊은 시절

한눈에 알아보고 사랑에 빠져 한 평생을 살아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경험도 부족하고 판단력도

미숙할 때 어찌 일평생을 거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필시 영혼의 약속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푸릇한 청춘이 사랑을 뭘 알겠어요,마는

저도 저의 사랑을 발견하고 싶어요.

저의 사랑도 어딘가 있겠지요?

마음 깊은 곳을 나눌 수 있는 소울메이트 같은 거요.

그런 건 환상일까요?

얄롬 선생님은 행운아시네요.

가장 머리가 좋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인기 있는 여학생이라니.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얄롬 선생님 정도의 이미 가진 자가 더 많이, 다 가진 것 같은데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어떤 면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 사람을 정말 원하는지.

오히려 좀 덜 머리 좋고, 좀 덜 아름답고, 좀 덜 인기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왜 그런지는 더 제 속을 들여다봐야겠지만요.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요.

정말 영혼의 약속에 맞물리는 짝이라면

그런 조건은 아무 상관이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그럴 수 있을까요?

미숙하지만 한눈에 '바로 이 사람이야.'라는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

꼭 사람이 아니어도 '바로 이거야.'라고 알아볼 수 있는 제가 되고 싶네요.

영혼의 약속이라.

갑자기 편지 끝에 '많이 웃으세요.'라는 말씀이 눈에 더 들어오네요.

많이 웃다보면 보일까요?

그 영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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