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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어른이란? '나도 어린이였어.'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답장

by 나무둘

'지난날 나의 20살 청춘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았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런 가정을 하고 그 청춘의 입장에서 답장을 써 봅니다.




2023.07.19 고도원의 아침편지


괜찮은 어른


모든 어른은

아이가 만나는 작은 지구다.

나보다 2~3배 큰 어른이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춰줬을 때, 존댓말로 인사를 건네줬을 때,

큰 손과 너른 품으로 안아줬을 때, 어떤 어른을

만나느냐, 어른에게 어떤 환대를 받느냐는

아이가 어떤 세상을 만나느냐와 같다.

어른이 돼보니 어린이였던 내가

얼마나 귀했는지 알 것 같다.


- 김혜민의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중에서 -


*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어른은 당연히 부모입니다.

부모 밑에 자라면서 많은 '어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어른들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고 자랐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이 바뀝니다. 아이들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 눈빛 하나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깊은 사랑과 존중이

듬뿍 담겨 있어야 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어느 시점부터 아이는 어른이 되는 걸까요?

20살.

공식적으로는 성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편지를 보면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이 되어야 할 거 같은데

그보다는 일단 내가 어른인지 묻고 싶어요.

나는 정말 어른인 걸까?

아니면 몸만 어른이고 마음은 아직 어린이일까?

몸만 어른인 내가 마음은 어린이인 나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요.

상상해 보니까요,

사실 몸만 어른인 나는

마음은 어린이인 나에게

안기고 싶은 거 같아요.

어른이 되어 어린이를 안아주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안기는 어른이요.

이상하게 그런 상상이 드네요.

그 어린이는 언제든 나를 안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왜 안기러 오지 않냐고 의아해하는 거 같아요.

그러고 보면 좋은 어른이란 이런 어른이 아닐까 해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내미는 작은 손을 붙잡고

아이가 안아주고 싶어 하는 만큼

안길 줄 아는 어른이요.

나도 어린이였던 때가 있다고

내 안의 어린이를 내보이며

어린이와 만날 줄 아는

그런 어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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