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답장
'지난날 나의 20살 청춘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았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런 가정을 하고 그 청춘의 입장에서 답장을 써 봅니다.
2023.07.20 고도원의 아침편지
흥미진진한 이야기
나는
어떤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 정말이지
허접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런데 각색을 한다고 모든 이야기가 훌륭해지지는
않는다. 가장 훌륭한 이야기는 실화다. 불필요한
부분들만 깔끔하게 정리하면 누구든
이야기를 잘할 수 있다.
- 숀다 라임스의《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중에서 -
*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허접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보석을 발견하는 것이 작가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자기가 직접 경험한 실화에서
시작됩니다. 그 실화를 앞뒤로 배열하고
흥미진진한 상상을 더하면 멋진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2020년 7월 2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저는요, 정말 궁금해요.
나의 인생이 정말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내 삶에서는 그런 면을 잘 찾지 못하겠어요.
사실 청소년기를 막 지난 입장에서
어쩐지 내 삶이 다 허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20살은
어쩌면 아직 청소년기의 연장선이기도 한 거 같아요.
성인인 척하려 하지만 아직 성인이 아닌
뜻하지 않게 조숙해 버린 청소년의 느낌이 제게 있어요.
이 느낌은 이렇게 말하기도 해요.
'암 난 뭐든 할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인생 이야기를 쓰고 있는 중이지.'
하지만 마음 아주 깊은 곳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들려요.
'글쎄...'
자기가 직접 경험한 실화가 가장 훌륭한 이야기라면
제가 지금껏 살아온 20살 인생도 가장 훌륭한 이야기이어야 할 텐데.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제가 이해를 못한 걸까요?
아니면 아직은 실화가 아닌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지금 이 삶이 실화가 아닌 삶이라면 정말 실화는 무엇인지.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생각이 마구 꼬이네요.
알려주세요.
내 삶에서 어떤 부분이 불필요한 부분이고
어떤 부분을 정리해야 멋진 이야기가 되는지.
추신) 답장을 다 쓰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이 삶이 가장 훌륭한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실화보다는 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실화를 깔끔하게 정리하려 할 게 아니라
꿈을 흥미진진하게 꾸어야 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는 생각이.
실화적인 삶보다는 신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 어린 저이지만 너무 실화적으로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