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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Feb 12. 2022

글을 시작하며. <휴게실에서>

그동안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려왔어.


그런데 한 길이었던 고속도로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휴게실이 사방에 널려 있었어.

왔던 길에도, 앞으로 갈 길에도. 

처음으로 본 휴게실에 들어가 보기로 했지.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래, 난 지금 휴게실에 있어. 

넉넉히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도로 위의 파란등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파란등에 불이 밝혀질 때, 

그때 다시 떠날 셈이야.

(십수 년 전 일기의 한 꼭지)


이번에 글을 쓰면서 어쩌다가 심리상담사를 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오래 전, 20대 초반에 썼던 단상이 떠올랐습니다. 그 글을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휴게실에서 잠시 멈추었던 그때 이후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심리상담사의 씨앗도 그때부터 뿌려지고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여행길에서 잠시 들른 휴게실에서 우연히 당신을 만났으리라 생각하고 썼습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사막의 오아시스는 못 되더라도 팍팍한 인생길에 시원한 물 한 모금 정도는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동안 잠시라도 편히 쉬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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