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엇박자로 살아가기
물 흐르듯 닳아가는 삶의 표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발끝이 멈춘다.
그는 늘 시간표에 맞춰 움직였고
할 일 목록을 지우는 일에 만족을 느끼며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단단히 묶어두었다.
그렇게 살아야 '괜찮은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주어진 길을 잘 따라가야만 덜 흔들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문득,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하는 질문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그 물음은 거추장스러운 불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세상살이에 서툰 사람의 투정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건 깨어 있다는 증거이다.
모두가 달리는 트랙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는 일,
그건 결코 약자의 회피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용기이다.
결혼, 육아, 집...
한 줄로 정돈된 생애 도식으로 다가올 때
그 틀을 잠시 비껴서 바라보는 그 시선은
이미 ‘다르게 산다’는 것의 시작이다.
다르게 산다는 건
산을 정복하는 일처럼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한 번 더 숨을 고르고
사람들 틈에서 잠깐 눈을 감고
흐릿한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조금 덜 바쁘게
조금 더 흔들리며
조금은 엇박자로 살아가는 것.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자각이
우리를 진짜 삶으로 이끈다.
다른 삶은 멀리 있지 않다.
그저 지금 이 삶에 대해
다시 묻는 그 마음,
그것이 바로
다르게 산다는 용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