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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Apr 25. 2022

나 자신의 영웅으로 살아가는 용기

넘어진 그 땅을 짚고 일어서기

사람들은 영웅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신화나 전설은 말할 것도 없고 소설이나 다큐멘터리, 디즈니판 애니메이션에도 영웅은 끊임없이 모습을 달리 하며 등장합니다. 우리는 영웅을 보면 박수를 치고 응원해주고 싶어 합니다. 


역사가 기록된 이래로 계속해서 변주되고 있는 영웅 이야기. 우리가 이토록 영웅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영웅들의 삶에 대해 들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를 고취시킵니다. 나의 내면에서도 영웅을 꺼내 보도록 자극합니다. 외부의 영웅 이야기가 잠자고 있던 내 내면의 영웅을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웅 이야기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련과 고통의 세월'입니다. 영웅은 반드시 시험기를 거칩니다. 그래야 줄거리가 그럴듯하게 완성이 됩니다. 처음부터 잘나서 끝까지 잘 나가는 인물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재미도 없습니다. 아무 흥행요소가 없지요. 온갖 역경을 견뎌내고 극복하고 자기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영웅 이야기는 암시합니다. 지금의 그 터전이 당신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변화는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과 장소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바로 여기, 바로 지금. 정말 원하지 않는 이것이야말로 나를 탈바꿈할 가능성을 품고 있는 모태라고 알려줍니다. 이 어려움과 위기가 없이는 영웅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지금 그것을 통해 너 자신의 영웅이 되기 위해 나아가렴!' 


나를 넘어뜨린 이 땅. 내가 넘어진 이 땅. 내가 패대기 쳐진 듯한 이 땅. 내가 주저앉아 있는 이 땅. 놀랍게도 이 땅이 내가 가진 유일한 가능성입니다. 잘 보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아 그냥 눌러앉은 이 땅이 나를 지지하는 기반입니다. 이 땅이 지금의 내가 더 이상 다치지 않고 머무를 수 있게 나를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안전하게 딛고 있는 이 땅은 이제 나를 일으켜 세우는 땅이 됩니다. 나를 엎치고 메쳤던 그 땅이 말이지요. 


이렇게 앞서 간 영웅들이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그 덕에 나는 인생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 자각이 바깥의 영웅들처럼 내면에서 빛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영웅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임을 분명히 압니다. 영웅은 저 멀리 별처럼 빛나는 잡을 수 없는 허상이 아니라 지금 내 현실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가운데 탄생한다는 것을 압니다. 쓰리고 아픈 과거가 있었다면 그를 통해 내 영웅 스토리가 더욱 탄탄히 짜이고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어둠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면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이 시간이 반드시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전망을 얻습니다. 과거로부터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이미 나 자신의 영웅의 길에 들어선 것임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오늘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희망의 전주곡이 되도록 스스로 용기를 냅니다. 


넘어진 이 땅에서 나 자신의 영웅이 탄생합니다. 영웅의 씨앗이 싹을 내밀고 있다고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소리칩니다. 이 소리가 들리시나요? 너무 미세하다면 인류 역사의 수많은 영웅들이 간곡하게 전한 메시지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 

'넘어진 그 땅이 너를 다시 일으켜 세울 거야. 그 땅을 짚고 다시 일어서. 용기를 내!' 


내 안에 영웅이 있습니다. 지금 이 땅에서 나는 이미 그것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만국 공통의 유구한 인류 역사의 영웅 스토리가 증명하듯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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