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숨 고르기
눈을 감고 생각했다.
마음은 오래전부터 무너지고 있었구나.
회사에서는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말한다.
하지만 그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다.
매일 조금씩 무시당하고, 참고, 감내하던 마음이
조용히 부서져 가는 과정을 말하는 거다.
그 과정을 너무 오래 방치했다.
“괜찮아.” “조금만 더 버티면 돼.”
그 말을 스스로에게 너무 자주 했다.
결국 그날 아침, 몸이 대신 말한 것이다.
“이제 그만 멈추라”고.
아프고 나서야 보이는 게 있다.
나를 아프게 한 일보다, 버티려 했던 나 자신이 더 안쓰럽다는 것.
마음이 너무 지치고 힘들면 사소한 것조차 선택할 수 없게 된다.
무엇을 먹을지, 누구에게 연락을 할지조차.
그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를 바라보며 끝내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된다.
단지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 애썼다.
하지만 그날 아침 비로소 깨달았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지금은 예전보다 느리게 걷는다.
일찍 일어나지 못한 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도 있다.
하지만 그 하루를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움직이지 않던 그 아침처럼,
나를 붙잡고 있던 세상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이제는 안다.
일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나 자신’이라는 걸.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은 게으름이 아니라
살기 위한 용기라는 걸.
그날 이후로 나는, 버티는 대신 숨을 고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