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무너진 이유
도대체 이렇게까지 된 이유가 뭘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기 전부터, 이미 마음은 지쳐 있었다.
일이 너무 많았다. 버겁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반년 전, 갑작스럽게 동료 한 명이 퇴사했다.
그때부터였다.
공백을 메우느라 매일이 전쟁 같았다.
업무는 쌓여가고, 마감은 쫓아왔고,
하루를 버텨내는 게 어느새 버릇이 되어 있었다.
몇 번이고 담당 주무관에게 말했다.
“업무가 너무 많아요. 버겁습니다.”
돌아온 답은 늘 비슷했다.
“원래 여기 일이 많아요.”
“그리고 1분도 쉬지 않고 일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 말들은 나를 더 무너뜨렸다.
모든 노력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기껏해야 ‘공공일자리 근로자’ 일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최선을 다했다.
공공기관에서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그냥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주무관을 설득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화장실도 가지 못할 정도로 일한 날도 많았어요.”
“그만둔 직원의 업무까지 소화하고 있어요.”
'이건 너무 불합리하지 않나요?'
돌아온 대답은 냉소적이었다.
“그럼 얼른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세요.”
그 순간, 속이 서늘해졌다.
일보다 더 힘든 건 사람이다.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 시선,
그 아래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현실이
나를 서서히 병들게 하고 있었던 거다.
결국, 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몸이 나 대신 비명을 질러버린 것이다.
그제야 알았다.
버텼던 게 아니라,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