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결혼식

by 청개구리

'망했다.'


결혼식을 위해 메이크업 샵으로 향하고 있던 택시에서 몇날며칠을 열심히 만든 부케를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혼식에 부케도 들지 않는 신부라니.

어딘가 허전해 보이는 신부의 모습조차도 의도된 퍼포먼스로 생각하는 하객들도 있을 터이다.

결혼식만큼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말하고 다녔던 신부를 기억한다면 말이다.




스드메.

그중 '스드'를 생략하기로 했다.

'그럼 남들보다 1/3만 준비하면 되겠지?'


원대한 계획을 들은 가족과 주변 지인들은 "너답다"라고 말하며 물었다.


"웨딩홀은 어디야?"

"드레스는 뭐 입을 거야?"


"식당을 빌려서 원피스를 입고 결혼할 거야!"


왜인지 눈 맞춤을 피하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던 표정들.

그 표정만으로 그 안에 품고 있는 문장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말들은 내가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인생의 단 한 번.


우리는 남들과는 다른 삶을 동경한다. 그와 동시에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스스로가 원하는 삶이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을 것을 걱정한다.

당연하게도 인생에서 사회의 기준이나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한 번뿐인 나의 결혼식이니까.

인생에 한 번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