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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이권 Nov 14. 2015

사고로 생성되었지만 물새들의 안식처가 된

남캘로포니아에는 아주 기이한 호수가 있다. 먼저 이름은 Salton Sea이어서 바다를 연상하지만, 실제로는 호수이다. 내륙에 있는 호수이지만, 물은 바닷물 보다 더 짜다. 그리고 매년 더 짜지고 있다. 이 호수로 들어오는 물길은 있어도, 나가는 물길은 없다. 이 호수의 수면적은 약 900 제곱 km로 아주 넓지만(서울시의 면적은 약 600 제곱 km), 최고 수심은 13m로 아주 얕다. 또 이 호수의 수면은 바다의 수면 보다 낮은 해발  -71.3m이다. 무엇보다도 기이한 점은 이 거대한 호수가 인위적인 사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호수가 만들어진 배경은 캘리포니아의 기후에서 출발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두 가지 기후대가 남캘리포니아에 영향을 미친다. 해안가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겨울에 비가 온다. 지중해성 기후대는 유럽의 지중해와 인접한 지역에 주로 나타나며 온화한 겨울이 특징이다. 그래서 지중해성 기후는 많은 사람들이 남캘리포니아로 몰려들게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남캘리포니아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기후는 사막기후이다.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사막기후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다. 그래서 남캘리포니아는 전반적으로 겨울을 제외하고는 아주 건조하다. 특히 남캘리포니아의 많은 인구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은 현실적으로 경작하기 불가능하다.   


농업이 캘리포니아의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입김이 강하다. 사람들이 남캘리포니아로 몰려들면서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수로를 이용하여 외부에서 물을 끌어 오기 시작했다. 주로 그랜드캐년을 조각하고 있는 콜로라도 강과 캘리포니아 동쪽의 높은 산맥인 시에라네바다가 수원이다. 또 농업용 관개수로망을 건설하여 사막을 경작 가능한 땅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1900년부터 Salton Sea 근처에 있는 지역에도 관개수로를 준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개수로에 콜로라도 강에서 오는 침적토가 쌓이기 시작하였고, 기술자들은 콜로라도 제방을 터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1905년에 발생한 폭우와 눈이 녹은 물 때문에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올라가서 농업용 관개수로로 넘쳐흘렀다. 이 물은 아래로 흐르고, 한때는 바다였던 지금의 Salton Sea에 모이기 시작했다. 콜로라도 강의 제방을 다시 복구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결렸고,  그때는 이미 Salton Sea가 만들어진 후였다.     


Salton Sea는 생성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호수는 반드시 들어오는 물의 양과 나가는 물의 양이 평형을 이뤄야 유지될 수 있다. 유입되는 물이 없다면 건조한 사막 환경에서 Salton Sae의 물은 모두 증발하여 버릴 것이다. Salton Sea에 유입되는 물은 대부분 콜로라도 강에서 관개수로로 끌어와서 이 지역에 농사를 짓고 남는 물이다. 그런데 관개수로로 물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이런 비용을 들여가며 Salton Sea를 유지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팜스프링스의 시장이며,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었던 Sonny Bono 씨가 야생동물의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Sonny Bono Salton Sea National Wildlife Refuge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해결하였다. 이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나는 똑 같은 질문을 다시 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비슷한 문제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지구상 곳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비용을 들여가며 인위적인 환경이라도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Salton Sea를 돌아보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수십 km 운전하는 동안 물새들이 해안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자연습지가 사라진 남캘리포니아에서 Salton Sea는 물새들의 유일한 안식처로 자리매김하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지만 Salton Sea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깝다고 느끼지 않았다.      


2015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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