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틀에 한 번 정도는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고 올리면서, 내 뇌도 조금씩 여기에 맞춰 변화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샤워하는 동안엔 글감, 글의 구성이 저절로 떠오르고 그래서 그걸 잊지 않기 위해 샤워하는 중간중간나와서 적곤 한다.
계속 쓰다 보니 쓰는 속도, 구성하고 정리하는 능력도 늘었다. 원래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강했지만, 너무 많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 정리할 엄두가 안 나서 글쓰기를 시작조차 못하던 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시작도, 마무리도 모두 빨라졌다. 또 구성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곤 한다. 요즘 내 하루 남는 시간의 70%는 글쓰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의식적인 부분, 무의식적인 부분 모두 합쳐서 말이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일을 하고 있다.심지어 잠자는 순간에도 말이다. 프로 작곡가들의 말에 따르면, 악상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도중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꿈에서 나온 멜로디를 듣고 바로 자다 깨서 옆에 충전 중이던 핸드폰을 켜서 녹음기로 급하게 녹음을 하고, 그 곡을 완성시켜 발매한 적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처음부터 그게 가능했을까? 의식적으로 작곡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그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가능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작곡가라 하더라도 작곡을 배우기 전, 작곡을 많은 시간 하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신경가소성이 있다.신경가소성이란, 새로운 행동이나 경험에 변화하고 적응하는 뇌의 능력이다.우리의 뇌는 고정돼있지 않다. 외부 환경의 변화, 학습 과정(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끊임없이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뇌이다.
자주 사용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뇌는 변화하는 것이다. 내가 매일 글을 쓴다면 글감을 떠올리고 글을 쓰는 행동에 뇌가 맞춰지고, 매일 피아노를 친다면 그에 맞게 음악성, 음감 및 손가락의 미세한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또 새로운 도전을 지속한다면 두려움보단 용기가 강화되면서 '도전하는 뇌'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뇌 가소성'이라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느껴지면서도,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요즘 세상에서 점점 편리함이 증대되면서 진득하게 집중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쇼츠' 영상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문제는 그에 맞춰 변화해 가는 뇌이다. 깊게 생각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어려워진다. 문장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많아 시험을 포기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영상을 봤다. 요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유튜브처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영상 매체를 쉽게 접하고,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쇼츠 세상에 익숙해져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사실 나도 무언가에 잘 빠져들고 중독이 잘 되는 성향이라 (초등학생 시절까진 책벌레였는데ㅠ) 중학생 때부터 인터넷 중독, 대학생 때부터 스마트폰 중독을 거치면서 아직 내 뇌도 쇼츠 보는 뇌에 가깝긴 하다. 요즘 꾸준히 하고 있는 글쓰기, 피아노 및 새로운 도전들이 내 뇌도 서서히 변화시켜 줄 것이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