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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극P러 Sep 24. 2024

내면 가장 은밀한 부분 드러내기

독립출판 모임을 다녀와서

  '고백'을 주제로 각자의 글을 써서 모아,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모임에 참여했다. 약 한 달 반 가량 글을 써 온 브런치스토리는 익명의 공간이어서 글을 공개하는 데에 있어 머뭇거림이 덜 했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내 얼굴과 직업 등을 공개한 상태에서,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쓴 글을 공개하려니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모임은 각자 써 온 글을 공유하고, 피드백받고 싶은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우리가 제일 쌩쌩할 때 내 글을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용기를 내어 손을 들어 '가장 먼저' 내 글을 낭독하고(심지어 낭독도 했다! 사실 내심 하고 싶었다. 역시 소심한 관종) 피드백을 받았다.



  내가 써온 글은 내가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사람을 처음 만난 순간,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통했던 그 설레고 간지러운 순간에 대해 쓴 것이었다.


    '내 심리, 욕망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낸 거 아냐?'

    '글이 재밌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땐 어떤 느낌일까?'

라는 걱정을 하며 글을 낭독했는데, 따뜻한 메시지와 비판적인 메시지 모두 골고루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솔직함의 수위는 걱정할 단계가 전혀 아니었다고들 말해줬다. 그리고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정반대 되는 MBTI로 표현한 것도 재밌었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비판적인 피드백은 '1. 제목을 내용에 맞게 좀 더 아기자기하게 바꿔보기 2. '그 오빠'라는 호칭을 '그'로 바꾸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 더 재밌는 글이 될 수 있을 것 같음 3. 도입부에 '글을 쓴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도입부 고민해 보기 4. 마무리 부분도 좀 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게, 결론을 다 설명해주지 말 것' 등이 있었다.


  오... 이게 피드백의 힘이구나? 잠깐의 부끄러움과 민망함만 참으면 내 글이 더 나아지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귀중한 의견들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 또한 몰입해서, 또 중간중간 탄성도 내뱉으며 읽었다. 느꼈던 건, '다들 사랑 앞에선 '찌질함'의 경험이 있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 은근 힐링되면서도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들 글을 왜 이렇게 잘 쓰는 거야? 각자만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였다. 나 역시도 '나만의 개성을 어떻게 하면 글에 더 잘 녹여낼까' 하는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나오면 브런치스토리에도 공유해야지. 앞으로도 에세이 실력을 늘려줄, 그리고 서로의 글을 나누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글쓰기 모임을 종종 참여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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