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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극P러 Oct 02. 2024

기대에서 자유로워지기

한잔해~

  벌써 10월이다. 올해의 마지막 분기를 맞이하면서, 내 인생이 돌아가는 실태에 대해 가장 짙게 느낀 감정은 '불안'이었다. 며칠 동안 새 집으로 이사한 본가에 내려가 마치 정신 수양을 하는 느낌으로 방을 정리하면서, 생각과 마음도 같이 정돈했다. 새로이 깨닫고, 결심한 것들 중 가장 주요한 것은 바로 "내 현재 상태 받아들이기", 그리고 "불안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기"이다.


  내가 불안하고 불행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저항'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에 대해 '내 인생은 이러해야 해'라는 기대가 큰 사람이었다. 그래서 현재 살고 있는 인생이 늘 불완전하다고 느꼈다.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빨리 받아들이고,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변화를 만들어갈 때 결국 내가 원하는 인생에도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인데, 잘못된 방향으로 에너지를 너무나 많이 낭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예측가능한 인생은 따분해서 싫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예측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불안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스트레스받고 괴로웠다. 그런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원하는 바가 큰 사람이라면 부단히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나는 저항과 불안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빼앗겨 늘 '쉬고 싶다. 나는 도대체 언제 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는 일이 많은 것도 아니었으면서, 정신적으로 제대로 쉬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다(불면증도 영향이 컸다). 피로한 정신과 육체로 인해 해야 하는 일도 잘 처리하지 못했고 그냥 무조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기만 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인생의 필연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저항하는 데에 쓰는 정신적 에너지를 줄이면 나도 좀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생각하는 방향대로 그저 행동하고, 도전하고, 거기에만 에너지를 충분히 쓰고, 푹 자고. 올해 마지막 분기부터는 그렇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읽은 책에서, 마침 내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들을 만났다.



여기서 핵심은 '인생이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기대가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당신은 상황 그 자체보다 자신의 기대에 더 많이 휘둘린다. 그게 기대의 문제점이다. 기대는 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부풀리고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희석시킨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는 특별히 획기적인 내용이 아니다. 기대를 '놓아주라'는 얘기는 수천 년간 있어왔는데도, 지금 우리 문화에서는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주 드문 것뿐이다.

-《시작의 기술(개리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당신이 갖게 될 거라고 기대했던 삶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가진 삶을 사랑하라



  부단히 행동하는 데에만 에너지를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고, 그 뒤에 그저 이렇게 외치는 거다.


한잔해~

잔해~



  이제 내 기대는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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