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 먹도록 몰랐던 생활의 지혜들
그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등기부등본 읽는 법이라든지 일부 금융 지식, 터진 주머니 꿰매는 법 등등. 학교에서는 왜 이런 걸 가르치지 않나 의문이 들 정도로 세상에는 미적분 푸는 방법보다 내 삶과 직결되는 ‘리빙포인트’들이 많은데, 내가 그와 관련된 큰 실수를 하거나 어떤 필요성을 느껴서 찾아보지 않으면 그러한 정보를 얻을 기회조차 거의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엄마와 둘이서 살게 되면서 겪은 일들, 혹은 엄마의 행동을 보고 발견한 소소한 깨달음을 기록해보려 한다. 이런 것도 모르고 살았니? 싶을 정도로 사소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1. 냉장고에 있던 그릇은 전자레인지에 바로 넣지 않고, 내용물을 옮겨서 돌리기
> 전자레인지를 사용해도 괜찮은 그릇이 있고 아닌 게 있지만,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그릇이라도 그게 냉장고 안에 있었다면 안의 내용물을 옮기는 게 좋다. 혹시라도 용기에 금이 가는 일을 방지하도록 하자.
2. 여름에 쌀은 냉장고에 보관하기
> 왜인지 나는 쌀이 상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쌀도 여름에는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다만 겨울에는 실외기실 같은 곳에 두어도 괜찮다(우리 집이 그러고 있다)
3. 후드티의 끈이 빠졌을 때는 젓가락에 빠진 끈을 묶어서 구멍에 넣고 끝까지 빼주기
> 후드티가 아니라도 끈이 달린 트레이닝복 등등이 많은데, 이런 옷을 세탁기에 그냥 넣고 돌렸다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 으악 엄마 도와줘! 그리고 나는 엄마가 옷핀이 없어서 젓가락을 이용하여 빠진 끈을 옷 안으로 집어넣고 젓가락을 슥슥 밀어 끝까지 빼내는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물론 옷을 세탁하기 전 끈의 양쪽 끝을 묶어서 사고를 애초에 방지하는 방법도 있다!
4. 화장실 거울은 물만 살짝 묻힌 수건으로 닦기 (세제 쓰지 않는다)
> 요새 화장실 거울은 대부분 슬라이딩 도어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엄마의 증언에 따르면 이 거울을 세제를 이용하여 닦을 시 슬라이딩 부분에 세제 물이 고여서 녹이 슬거나 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거울은 물만 살짝 묻힌 수건으로 힘차게 닦아주는 걸 추천.
5. 코인세탁방의 세탁기 하나에 이불을 다 넣어도 괜찮다
> 어떤 코인세탁방에는 20kg부터 30kg까지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각기 다른 세탁기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에 따라 이용 가격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20kg라도 이불 2~3장 정도는 들어간다(세탁기에 부착되어 있을지 모르는 설명을 살펴보자). 그러니 괜히 돈 낭비하지 말고 세탁방에서 이불 빨래를 할 거라면 이불 2장 정도는 세탁기 하나에 몰아주자. 더불어서 빨래 꺼낼 때 조심하자. 어딘가에 이불 귀퉁이가 찢길 수도 있다... 흑흑.
6. 탄소중립포인트 제품을 종종 사자
> 이마트 쓱배송을 이용하며 알게 된 사실로, 비건식 같은 일부 제품을 사면 ‘탄소중립포인트’가 쌓인다(https://www.ssg.com/plan/planShop.ssg?dispCmptId=6000487400). 나름 환경론자를 자처하는 나에겐 내 가치관과 맞으면서 현명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 때문에 처음으로 풀무원에서 나온 콩으로 만든 스팸을 먹어봤는데, 특이한 향이 나기는 하지만 콜레스테롤도 없고 단백질 함량은 높아 먹을 만했다. 앞으로도 종종 소비할 예정이다.
쓰고 나니 정말 간단한 이야기밖에 없어서 부끄러울 지경이다. 하지만 자취 경험이 없는 나에겐 다 신기하고 유용한 사항들이었다. 부동산 투자나 이직 잘하는 방법만 안다고 삶이 잘 풀리지는 않으니, 앞으로도 자그마한 지혜를 귀하게 여기면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