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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경험한 것

나 홀로 뚜벅이 LA 여행 (2) 출국 및 입국

by 제이드


6박 7일간 LA에 다녀왔다. 은근히 걱정되는 점도 많았고 예상 못한 일도 있었던 여행이었다. 매우 피곤하지만 관련 기록을 차근차근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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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특징: 여성, 혼자, 뚜벅이) 2단계: 출국 및 입국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출국 전 모바일 체크인을 통해 본인에게 편한 좌석(그러니까 복도 쪽 좌석)을 선점하려 할 것이다. 나도 외국물 제대로 한 번 마셔본 적 없는 토종 한국인인지라 알림을 맞춰 놓고 모바일 체크인에 도전했다. 미국행 비행기는 24시간 전에 오픈되는데 분 단위로 칼 같다.


그리고 나는 대차게 체크인을 망했다(...)


일단 국적부터 비상 연락처까지 입력을 요구하는 정보가 많다. 게다가 승객은 왜 이리 많단 말인가. 2층짜리 비행기가 꽉 차서, 내가 겨우 좌석 선택 화면에 입성했을 때는 남아 있는 복도 좌석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한 백인 커플이 서로 같이 앉고 싶어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분이 제시한 좌석이 복도 쪽이었다. 와, 살았다. 아무래도 핸드폰으로 시도해서 체크인 속도가 좀 더뎠던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엔 꼭 노트북 앞에 앉아서 해야지.


비행기 안이 서늘하고 건조한 것은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미스트나 물병을 소지하고 있으면 짐 검사에서 걸린다. 그래서 베테랑 여행객들은 커다란 빈 물병을 챙겨 음수대에서 물을 받거나 면세 구역에서 물을 사는 것 같았다. 물론 기내에서 물을 요청하면 한 컵씩 주지만 그때마다 종이컵을 써야 하는 건 개인적으로 양심에 찔린다. 작지만 나의 물병이 부친 캐리어 안에 있었는데.. 대신 집으로 돌아올 때는 면세 구역에서 생수를 샀다. 그런데 무진장 비쌌다!!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 교훈: 크고 꽉 잠기는 물병을 챙기도록 하자.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에서는 기내용 슬리퍼 및 일회용 칫솔+치약을 제공하는데, 이 일회용 칫솔을 한 번 뜯고 나면 보관이 좀 애매하다. 칫솔이 아주 성능이 좋은 건 아니라서 혀가 시원하게 닦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칫솔을 한 번 더 쓰기 위한 칫솔 뚜껑과 혀 클리너를 챙기는 게 개인적으로 맞았다.


또 이전과 달라진 점은 보조 배터리를 지퍼백 등에 넣어 다른 물건과 분리해서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퍼백을 챙기지 않았더라도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쪽에 직원 분이 제공해주고 있으니 하나 챙기자.





Gn3ga9MakAAsekS.jfif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가는 길


바뀌지 않는 기내식과 지루한 비행시간을 견디고 LA 공항 aka LAX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를 맞이한 엄청난 입국 심사 줄... 직원 분이 간간이 줄을 정리해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거짓 없이 1시간 넘게 기다렸다. Non-US Citizen의 압박이 대단했다고 할 수 있겠다. 정작 입국 심사는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얼마나 머무는지, 어딜 가는지, 여기 온 목적이 뭔지, 신고할 게 있는지 등을 물었다. 열심히 대답하고 나니 나의 캐리어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입국 심사 줄이 길었던 덕분에 짐이 나오길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고나 할까.


우버를 타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나는 예약한 숙소에서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일러 받은 장소에서 도로를 보고 있자니 대혼란이 따로 없었다. 뉴욕에서도 다들 조용하게 운전하던데 LA 공항 앞에서는 미국인들도 잘 빵빵대는구나 싶었다. 그만큼 복잡하고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할 것.


그리고 이 포스팅에서 또 덧붙일 말이 있다면 바로 날씨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정말 쨍-쨍-한 하늘에 얼마나 놀랐던지. 최고 온도가 29도라고 해도 습도가 거의 없는 곳이라 체감 온도가 높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나는 고작 선글라스와 챙 있는 모자, 선크림 샘플 몇 개를 챙겼을 뿐이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양산도 챙겨서 당당히 쓰고 다녔어야 했다.


화면 캡처 2025-04-14 142438.png accuweather.com에서 찾은 4월 LA 일기 예보



유독 내가 LA에 갔던 날짜에 최고 온도가 정신이 나가버린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덕분에 하늘이 아주 화창하긴 했지만 미국 서부의 햇살은 상상 이상이었다. 너무 뜨거워!! 미래의 여행자 분들이여, 저 28도를 그냥 28도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겁을 먹는 것을 권하는 바다. LA에서 벗어나 국립공원 가는 길에 나는 최고 온도 38도도 만났다. 밖에 나와서 사진을 몇 장 찍는 순간 핸드폰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는 파괴적인 기적을 목격할 수 있으니 부디 햇빛을 피하는 일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시길 바란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본격적인 여행 여정을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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