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는 나의 편안한 대화 상대

by 포사 이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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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영어] 신디는 나의 편안한 대화 상대


“Hello? How are you today. I am so sorry I can’t talk today. Because of my voice. I am going to Hospital” 이번 주 월요일 아침 신디로부터 전화가 왔다. 목소리 다 죽어가듯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음! 지난 주말 남자친구랑 용인 에브 렌드에 간다고 했는데 ‘너무 무리한 걸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신디는 매일 아침 전화 영어로 만나고 있는 뉴질랜드 원어민 영어 선생이다. 그녀는 한국생활을 한 지 6년이 되었다. 며칠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얘기를 하다가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6년 살았으니 한국 정서라던가 문화에 잘 적응했다는 생각을 했다.


2020년 회사 지원하에 실시한 전화영어 수강이 12월에 종료되었다. 때 마침 지인의 추천에 의해 새로운 전화영어 회사를 알게 되었다. 원어민과 회화 테스트도 해보니 내 스타일에 딱 맞았다. 처음 한 달은 다른 원어민 강사와 수업을 하다가 금년 1월부터 신디와 매일 아침 만나고 있다. 3개월 동안 얘기하다 보니 일상적인 얘기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성격도 대충 알게 되었다.


신디는 주로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며 지내는 얘기를 많이 했다. 남친은 충남 예산에 거주하는데 주말이면 만난다. 지난 주말 신디는 신디 친구와 남친, 신디 남친 이렇게 ‘총 4명이 에브 렌드 간다.’라고 얘기했다. 대화 소재도 젊음이 들어 있으니 더 관심과 집중이 되며 영어 몰입도가 높아진다.


한 번은 수업 시간이 5분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오늘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연속 2일을 쉬었다. 3일째 되는 날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왜 수업을 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더니 여차여차 설명하는데 생리통이 심해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리통이 심하면 ‘전화 수업을 10분 하는 것도 힘든 것인가.’라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 정서로는 생리통을 직접 말하기가 어려울 건데 쉽게 얘기하는 것도 문화적 차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신디는 어느 듯 내가 영어실력을 높일 수 있는 편안한 대화 상대 파트너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얘기를 하면 죽이 잘 맞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스타일의 여자이고 어떤 성격이라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가게 만들었다. 적어도 이러이러한 여자라고 머릿속에 상상을 했는데 내 상상에 큰 오판이 생긴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순수 뉴질랜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한국계 뉴질랜드 여자였다. ‘Korean face’라는 말을 했다. 이 사실을 안지 불과 한 달이 되지 않았다. 태어난 지 3달 만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모양이다. 부모님은 모두 뉴질랜드에 살고 있다. 한국계 뉴질랜드 여자라서 더욱더 친근감이 갔다.


출근 시간에 블루투스로 얘기하다 보면 10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늘 아침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다. 나의 강점은 꾸준함, 근면 성실이다. 학생이 수업을 빼 먹는 경우 보다 선생이 사정이 생겨 빼먹은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런데 이번 주 수요일부터 원어민 선생이 당분간 바뀌게 되었다. 신디의 병명은 ‘성대결절’ 판정을 받았다. 당분간 일절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바뀐 원어민 선생은 제니다. 캐나다 출신 여자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되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한국계 여자인지 순수 캐나다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대화를 몇 번 해보니 제니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게 된다.

나에게 원어민 대화는 영어공부 감각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금년에도 회사에서 지원하는 원어민회화 프로그램을 5월부터 실시한다. 좋은 영어 학습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 신청했다. 영어공부는 내 삶을 바꿔준 이정표나 다름이 없었다.

2003년 호주 뉴질랜드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영어를 시작한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지 영어를 손에서 놓은 적은 없었다. 매일 꾸준히 한 덕분에 승진, 해외연수, 오지 여행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영어책 읽기와 어휘 연습, 쓰기 등 더 해야 하는데 마음뿐이다. 그럼에도 요즘은 영어 리스닝이 잘 들린다. 원어민과 대화할 때도 이해 못 하며 안 들리는 것은 거의 없다. 유일하게 매일 10년 이상 듣고 있는 AFN radio 방송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매일 출퇴근 라디오 채널은 항상 AFN으로 고정되어 있다.

AFN 뉴스를 들어도 무슨 의미인지 잘 안 들리던 것이 조금 더 많이 들린다. 음악처럼 흐름을 따라가며 듣는다. 의미를 되새기는 것보다 흐름을 읽고 무의식처럼 듣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영어가 나를 성장시켜 주었듯이 앞으로도 평생 동반자가 될 것 같다. 영어는 인생 2막에도 삶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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