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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Aug 23. 2021

[분노]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분노]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분노는 벌레처럼 저를 갉아먹습니다. 어떠한 분노든 제 인생을 쓰러뜨립니다. 분노에서는 제 인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긍정성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 삶이 그나마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까닭은 바로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는 이 말씀 덕분입니다.”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이 말씀은 성경에 나온다고 했다. 정호승 시인께서는 이 말씀 덕분에 분노를 조절하고 그나마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얘기했다. 희, 노, 애, 락은 인간의 기본 감정이다. 이 중에 가장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 ‘노’ 일 것이다. 아마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의미도 있다. 다행히 인간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조절 본능도 있다. 조절 본능인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정호승 시인이 말한 것처럼 인생을 쓰러뜨린다고 했다. 이 말에 부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인생을 쓰러뜨린다.’ 이 말이 가슴 한구석에 송곳처럼 꽂혔다.

또한 분노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적 질서마저도 파괴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알고 있어도 소리 내어 읽어 보니 가슴속에 뜨겁게 다가왔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강력 사건 사고의 많은 부분은 분노를 잠재우지 못한 데에서 발생한다. 그 분노를 참지 못해 인생 전체가 쫑난 사람도 많이 봤다.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면 결국 나 자신을 죽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 목표 3가지 중 제일 첫 번째가 분노 조절이다. 신혼 시절부터 아내를 사별하기 전까지 화를 잘 참지 못해서 자주 싸웠던 기억이 있다. 사별 후 가슴 사무치듯 엄청난 후회와 죄책감이 밀물처럼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화를 참지 못해 약점을 공격하고 유치하게 다퉜던 기억, 심지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도 언성을 높여 싸웠던 적이 있었다. 지난 과거 뼈 아픈 기억이 내 가슴에 회한의 아픔이 되어 콕콕 찌른다.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랐다는 죄책감도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이유가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그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분노 조절을 최우선 지켜야 할 덕목으로 정했다.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 하나의 신념처럼 되었다. 분노가 내 인생을 쓰러뜨리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두 아이에게 큰소리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절대적이다. 그 어떤 이유도 따지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생각한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우리 인생도 결실의 시기가 되면 화도 잠재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더라도 분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노는 개인의 문제도 되지만, 사회적 문제로도 발전한다. 불평불만, 비난, 이런 것들의 사회를 향해 표출됨으로써 분노의 씨앗으로 자라기 때문이다.

묻지 마 폭행, 살인 등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화를 내면 하수, 화가 났다고 얘기하면 고수라는 얘기도 있다. 결국 화도 다스림에 문제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태도로 화를 대하느냐에 따라 나를 죽이는 비수가 될 수도 있고, 나를 온전하게 만드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상대방이 화가 나서 말이 많아지면, 말문을 닫아 버리는 전략을 취하거나 회피하는 전략을 취한다. 때론 심호흡도 한다. 눈을 감고 명상도 한다. 화가 난 가운데 대화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게 되어 논리적 대화가 지속되지 않게 됨을 알게 된다. 이제는 내 마음을 조금씩 다스릴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인생은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니다. 한때의 분노를 잠재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 미래를 향해 오늘의 분노는 오늘 풀어내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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