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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Sep 18. 2021

[국민 지원금] 나는 행복한 사람

[국민 지원금] 나는 행복한 사람     


“이런 추석은 처음이야. 주문한 고기 포장하고 택배 보내느라 어제도 새벽 2시까지 일했다니까. 올 추석에는 정말 고기 많이 사 먹는 것 같아. 여기는 ‘코로나 세상’이 아니야. 고깃값이 엄청 올랐는데도 코로나 때문에 추석 때 집에 못 내려가니 고기 선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 국민지원금이 기름을 부었지. 지원금 나오고 나서 사람들이 고기 엄청 사러 온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916000712

9. 16일 자 헤럴드경제 생활경제란에 코로나 잠시 잊은 ‘마장축산물 시장’ 기사 중 일부분이다. ‘국민지원금과 고기 가격이 상관관계가 있구나.’라는 것이 다시 생각났다. 작년에 1차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가구당 지급할 때도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었다. 그때 소고기 가격과 재난지원금이 연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며칠 전 추석맞이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간 일이 있었다. 축협에서 판매되는 소 불고기를 구입했다. 600g에 2만 1천 원이었다. 인근 마트와 가격을 비교해 보니 4천 원 정도 저렴했다. 안심 등 구이용 한우는 600g에 8만 원이 적혀 있었다. 시중보다 쌌지만, 좀처럼 구매하기 쉽지 않았다. 우리 가족이 먹으려면 8만 원짜리 2개를 사야 하니 가격 부담으로 느껴졌다. 보다 저렴한 소불고기 4통을 구입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가격이 더 올랐겠지만, 평소에도 소고기 가격은 싼 편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활어회 보다 훨씬 가격이 비싸다. 한우 1kg이 10만 원 선인데 반해 활어 1kg은 10만 원을 주지 않아도 사 먹을 수 있다. 물론 부위별로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한우 맛을 보는 것은 서민 입장에서 밥 먹듯 사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한우 가격으로 활어회를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한우값이 비싼 이유는 수급 문제일까? 한우값이 비싸면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는 떼돈을 벌어야 한다.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3331

‘한우 한 마리 1,000만 원 오가도 농가 순소득은 200만 원이 고작’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기사에서, 한우 사육 농가들은 소가 벌어서 소가 다 먹고 만다‘는 자조 섞인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송아지 1마리가 보통 450만 원, 26개월 사룟값 300만 원, 약품 등 각종 부대비용 50만 원 등으로 800만 원 들어간다고 했다. 고비용 한우 산업의 현주소가 보였다. 송아지 가격이 450만 원이나 하니 한우 가격이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다.

“00동 사무소죠? 재난지원금 관련 문의차 전화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지원금 대상이 되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부양가족 2명, 외벌이 가정이네요. 건강보험 지출이 월 25만 원 이하가 되어야 지급 대상인데, 선생님은 27만 원이 넘네요. 건강보험 공단의 자료로 확정하니 이의신청해도 되지 않을 겁니다.”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동 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대상에서 빠진 이유가 어떤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혹시 이의 신청 대상이 되는지도 궁금했다. 전화 통화 결과 이의 대상 의지가 없었다. 한편으로 씁쓸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욕망, 욕구의 사슬에서 잠시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게 사람 욕심이다. 나도 모르게 돈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생각의 사슬을 끊어 버릴 수 있었다. 

이만하면 괜찮아, 괜찮아하는 마음과 행복한 마음이 돋아났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많은 분들이 생계의 벼랑 끝에 직면해 있는가를 생각하니 고개가 숙여졌다. 

국민지원금, 어렵고 힘든 시기 분명, 일시적으로 소비를 높이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그 소비가 지속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의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위드 코로나 얘기가 서서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터널의 끝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는 일상생활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open.kakao.com/o/g8Bvgp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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