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사 이목원 Dec 13. 2021

[사이렌] 호미들 ‘침대가 없어서 엄마랑 잤어’ 들어

[사이렌] 호미들 ‘침대가 없어서 엄마랑 잤어’ 들어 보세요.     

“침대가 없어서 엄마랑 잤어. 매일 밤마다 우는소리가 들려 난 대체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계속했어, 자는 척. 떨면서 BBQ 치킨을 시켰어, 엄마는 우리를 속였어. 고작 15,000원 때문에. 엄마 내가 돈 어떻게든 벌어올게. 이제 남몰래 눈물 흘리지 않아도 돼. 내 몸 하나 불살라서라도 꺼내 줄게.”

둘째 아이랑 차를 타고 이동할 때 항상 USB에 저장된 최신곡을 듣는다. 최근에 자주 듣게 된 노래 가사가 귓가에 맴돌았다. 랩처럼 부르는 노래 가사가 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노래 가사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려운 가정환경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노래 제목이 뭐였어’ 어제저녁 노래 가사가 궁금해서 아이에게 노래 제목을 물었더니 ‘사이렌’이라고 얘기한다. 유튜브에서 검색을 했다. 사이렌, 호미들이라고 나온다. (feat uneducated kid, paul blanco)

인터넷에서 가수 검색을 했다. 세 명의 레퍼로 이루어진 힙합 그룹이다. 2,000년 생 들이며, chin(안상진), ck(조강희), Louie(채강민)이다.

이런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의아했다. 그룹 이름 ‘호미들’도 뭔가 오래된 느낌이다. 호미는 손으로 농사를 지을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다. ‘호미들’이 농사용 호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신세대 가수들이 이런 힘든 경험을 하며 살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 빈민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5분 40초 되는 뮤직비디오 영상을 봤다. 영상의 모습은 전형적 도시 빈민가다. 여자아이는 건설 현장 막노동, 남자아이는 식당 알바를 한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다. 하루하루 벌어먹는 이들 가족에게 어떤 희망이 있을까? 분명 이런 아이들은 성공을 향한 열정이 강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맞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 가난을 끔찍할 정도로 경험하며 자랐다.

“호미들 어릴 적 시절을 바탕으로 한 노랜데요~ 실화 40, 픽션 60이라고 호미들이 직접 밝혔습니다. 채택 부탁드려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내용이다. 호미들의 겪었던 실화가 40% 라면, 이들의 어린 시절 환경이 그려졌다. 픽션 60%를 더해 노래 가사를 만들었다는 것이 노래를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본다.

“울려댔어 사이렌 텅 빈 길거리엔, 도망치다 흘린 칼자루와 피가 흥건해. 우리 그때 어릴 때 뭘 몰랐었지 Man. 그냥 힘센 형이 제일로 멋졌었지 그땐 그래 우린 살아 나왔어, 지옥, 어딜 가든 다 비옥. 수도 없이 맛본 치욕, 어릴 때부터 입에 붙은 쌍욕.”

‘사이렌’ 노래의 시작되는 부분이다. 필경 사건 사고에 휘말려,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현장에서 벗어나는 장면이 상상된다. 대중 가사는 시대를 아우르는 뭔가가 전해진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면서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가난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음악은 가사뿐만 아니라 음률도 중요하다. 가사와 음률이 가슴속을 계속 파고든다. 유튜브에서는 1시간을 반복해서 재생해 올려주는 사람도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못 봤다면 영상을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호미들은 작년 5월 발매한 미니앨범 ‘Ghetto Kids’(게토 키즈)에 사이렌이 수록되어 있다. 사이렌 이외 나머지 노래 제목이 ‘백반 청국장’, ‘보릿고개’가 있다. 어릴 적 향수가 그려지며, 리트로를 연상케 한다.

이달 14일에 정규 1집 ‘Generation(제너레이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아이 덕분에 신세대 노래를 접할 수 있었다. ’ 사이렌‘ 유튜브 영상을 통해 힘들고 고단한 삶의 단편이 그려진다. 우리 아이에게는 이런 삶이 없다. 부족함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아이에게도 인생의 고비가 올 것이다. 그 고비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020688


작가의 이전글 [낭독특공대] ‘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 낭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