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하는하루] 새벽 산책에서 만난 숲속 공기.
“60이 넘어가면 재산 많은 것 아무 필요 없어요. 내가 현재 매달 버는 수입이 중요합니다. 살고 있는 집 한 채 있다고 해서 그 집 팔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집 앞 숲길을 산책하면서 2주 전 이장우 박사께서 강의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숲길은 현재, 과거, 미래의 기억들을 넘나들게 하는 아주 중요한 장소다. 이곳 숲길에만 들어오면 세상 근심 걱정과 모든 상념들이 숲속으로 사라진다. 한발 한발 걸음을 내 디딜 때마다 고요함과 숲속의 신선한 공기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의 지저귐도 정겹다. 집 바로 앞에 이런 숲길이 있다는 것이 내가 그토록 바라오던 이상형의 여인을 찾은 것만큼 가슴 설레고 기분이 좋은 곳이다.
일요일 새벽 여느 때와 같이 블로그 1일 포스팅할 글쓰기를 마치고 6시가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빠듯한 일정이 있음에도 어느 듯 내 발걸음은 숲길을 향해 있었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 듯 숲길은 나를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새벽 숲속의 공기를 값어치로 따져 보았다. 아마 100만 불 보다 더 소중한 생각이 들 만큼 값진 생각이 들었다. 숲을 산책하면 내 삶을 위안해 주고 치료해 주는 곳이 되고 있다.
숲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숲이 주는 풍광에 압도된다. 그냥 무심히도 걸어본다. 양팔을 펼쳐서 마음껏 기지개를 하며 걸어도 본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인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숨을 길게 들이마시면서 대 자연의 깨끗한 공기를 뱃속 깊숙이 들이마셨다가 크게 내쉬어 본다. 복식호흡이다. 무심 상태가 되기 위해 노력도 해본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과 기억을 떠올렸다가 떠나보내는 것이다.
자연이 통으로 가슴속에 들어오면서 마치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도 노력해본다. 자연은 내 삶의 잔고를 말없이 얘기해 주고 있다. 언젠가 나도 자연 속으로 돌아갈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10년 후가 될지 오직 신만이 알 수 있는 죽음도 자연에서 배운다.
내가 걸을 수 있고, 숨을 쉴 수 있고 좋은 곳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숲속에는 아카시아꽃 핀 것이 보였다. 큰 나무들은 아니지만 소나무, 참나무 아래 아카시아꽃이 무리 지어 피어난 것이 눈에 들어왔다. 5월 초면 아카시아꽃이 피는 계절이다. 꽃 한 송이를 따서 코끝에 가져가 향기를 맡았다. 향기가 끝내준다. 뱃속까지 아카시아 향기가 들어옴을 느낀다.
행복은 저 멀리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행복은 내 마음속에서 느껴졌다. 평안하고 안락함 숲속에서 숨 쉴 수 있는 행복함. 책에서 읽었던 행복을 나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들 산책 갈까? 어 생각해 볼게. 주말만 되면 둘째 아이에게 산책 갈까라고 묻는다. 그러면 아이는 생각해 볼게 하며 답하곤 한다. 아이도 함께 함께 산책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새벽에 혼자 산책을 한 후 오후에는 아들과 반려견 샌디와 함께 산책에 나섰다. 아무 말 없이 그냥 걷는다. 제일 신나하는 샌디의 모습을 본다. 나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아이가 마음으로 안정을 찾는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새벽 혼자 산책할 때 아카시아꽃향기가 너무 좋아서 꽃 한 송이를 따서 아이에게 향기를 맡으라고 주었다.
우와 향기 너무 좋다.라고 감탄을 한다. 숲속은 아이, 샌디 나 모두에게 힐링을 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영감을 얻고 싶을 때마다 산책에 나섰다고 한다. 혼자 걷거나 다른 사람과 동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산책은 살면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는 곳이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잘 녹여주는 곳은 말없이 휴식을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산책도 혼자 하는 산책이 그만큼 더 효과적이다. 이번 여름에는 산책을 하며 평안한 숲속 한 곳을 정해 독서도 수시로 해 볼 계획이다.
콘크리트로 덮여진 삭막한 도시 속에 살고 있지만, 내가 사는 이곳은 숲이 공존하기에 더없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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