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봄이 와버렸고, 곧 여름이 올 텐데 그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요즘 회원들의 민원(?)이 폭주한다. 평소라면 당연히 빠져야 하는 봄인데, 최대 몸무게를 찍었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당연하다. 올봄은 겨울보다도 활동량이 최소 10 프로 이상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소 이맘때쯤엔 산책이라도 하고, 꽃 구경도 갈 텐데, 지금은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가기도 무섭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의 헬스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이제 진짜 봄이 와버렸고, 곧 여름이 올 텐데 그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겨우내 늘어난 뱃살, 팔뚝 살, 허벅지 살은 휴업하지 않는다. 우리의 늘어진 살들에도 봄이 오려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다이어트 제1장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서 많이 움직이자니 확실히 한계가 뚜렷하다. 이럴 때는 원인에 딱 맞는 답으로 질러가야 한다.
봄에는 혈류가 느려지고 근육이 긴장을 풀리면서 대사가 느려진다. 활동을 더 하든, 기초대사를 높이든 대사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 핵심과 지금의 시국까지 고려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유산소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과 폐를 직접 자극해서 온몸에 산소를 빠르게 운반해주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이게 대사를 유지하게끔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계절이 바뀌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간 봄에 살이 빠졌던 건 겨울보다 많이 걷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 19다. 유산소 운동은 걷거나, 물에 들어가야 하는데 국가 차원에서 돌아다니지 말고, 물 근처엔 얼씬도 못 하게 한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은 ‘집에서 만 보 걷기’ 같은 홈 트레이닝 영상을 활용하는 것이다. 혼자서는 절대 하지 않을 ‘제자리 걷기’지만, 영상의 강사와 함께하다 보면 이만 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한 회원에게 이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집에서도 만 보를 걷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다며 신기해했다. 마음 편하게 걷는 산책의 만 보보다, 영상이긴 해도 누군가가 강도와 운동량을 정해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도 있다.
다이어트 성공에 질러가는 또 한가지, 제철 식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봄이면 향이 좋고, 건강에도 좋은 식품들이 넘치도록 나온다. 쑥, 달래, 냉이는 그 향기만으로 입맛이 돌고, 딸기의 당도는 설탕을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 저리 가라다. 맛있는 유혹이 지천에 널렸기에 마음 굳게 먹고 식단을 짜야 한다. 나는 향이 강한 봄나물을 좋아해서 아무리 다이어트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달래 장을 만들어 놓고, 밥 대신 두부를 찐다. 거기에 양념 없이 구운 김에 싸 먹는다. 이 세 가지 조합이면 밥 없어도 배부르고, 두부 한 모도 거뜬하다. 어쩌다 간식이 너무 먹고 싶을 땐, 딸기 10알 정도를 우유에 갈아서 먹는다. 제철이라 당도가 높은 딸기 때문에 다른 조미료 없이도 맛있다. 참고로 의사들이 말하기를 딸기 7알이면 하루 비타민C 권장량에 충분하다고 한다. 제철 음식은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제철 음식을 이용한 다이어트가 닭가슴살과 풀만 뜯는 것 보다 훨씬 좋다.
코로나 19가 빨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정말로 올해는 벚꽃도 못 보는 ‘벚꽃 엔딩’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몸은 그러거나 말거나 봄에 적응하고 있고, 겨울에 찐 살 받고 더블로 찌는 중이다. ‘올해 다이어트는 망했어.’ 하며 포기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서, 늘어진 살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