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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Feb 08. 2020

#36.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금문교가 어마어마하네

[7일차_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의 오르락내리락 길을 얼마간 지나왔을까 큰 공원이 나타났다. 공원 안으로도 차들이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넓게 나 있었다.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코너를 돌았을 때 "와, 보인다"라며 소리를 질렀다. 바로 너무나도 기대하던 금문교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전 시드니에서 공원을 걷다가 다리가 아파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던 적이 있다. 한참을 쉬고 나서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가 코너를 돌자마자 같은 소리를 질렀었다. 눈 앞에 오페라 하우스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힘듦은 모두 사라지고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오페라 하우스까지 들떠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용히 운전을 하고 가다가 빨간 금문교를 본 순간부터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금문교를 건너기 직전에 위치한 다리 바로 아래의 뷰 포인트를 목적지로 달려갔다. 그렇게 금문교는 점점 가까워졌고 금문교를 바로 앞에 두고 오른쪽 샛길로 내려갔다. 주차장으로 가는데 정말 말 그대로 금문교 다리 아래였다. 커다란 굴다리 아래에 내려와 있는 느낌이었다. 바람은 엄청나게 불고, 파도는 자동차까지 튀길 만큼 강했다. 다리를 지나가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만들어내는 쿵쿵 소리의 메아리가 너무 무서웠다.

Golden Gate BridgeSan Francisco CAUnited States

다리 바로 아래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 한 3분 정도만 차를 타고 바깥으로 나오기로 했다. 오히려 이 곳이 금문교를 더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금문교의 하부 재질을 만져볼 것이 아니라면... 바로 다리 아래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무섭기도 하고 말이다.


배경화면 속 붉은 다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멋진 장면이었다. 재난 영화에서 몇 번이고 무너진 그 다리가 당당히 샌프란시스코와 소살리토를 연결해주며 서 있었다.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금문교라니'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날이 그리 맑지는 않았지만 바다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안개가 심하게 껴서 다리의 일 부분만 보이는 날도 많다고 하던데, 오늘은 다리의 끝부터 다른 끝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으니 행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 반대편으로는 알카트라즈 감옥이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고 불길한 감옥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곳이다. 바다 한가운데 감옥을 짓고 악명 높은 범죄자들을 가두어 두었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더 예산을 줄이면서도 확실하게 운영할 수 있는 수감시설이 생겨나면서 관광지로 이용 중이다. 배를 타고 감옥 섬에 들어가서 곳곳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였는데,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 만족하기로 했다.

우선 금문교를 건너보기로 했다. 금문교를 직접 운전해서 건너는 것도 버킷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 꼭 해보고 싶은 경험 중 하나였다. 금문교 건너편 소살리토에 있는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열심히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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