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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Feb 09. 2020

#38. 소살리토에서 한 달 살기!... 하고 싶다.

[7일차_소살리토]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와 소살리토를 연결해주는 다리다. 여행 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소살리토에 꼭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시간이 부족해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장소를 못 들르는 한이 있더라도 소살리토만큼은 꼭 들러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소살리토는 내가 꼭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아주 작은 동네다. 그만큼 사는 사람도 적고, 다운타운의 크기도 작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있을 것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그런 곳이다. 예전부터 부유한 예술가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 분위기가 지금까지도 느껴진다. 건물들과 거리에서는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풍겨왔다.

금문교에서 소살리토 시내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만난 주택가 언덕은 말 그대로 환상의 경치를 보여주었다. 언덕을 따라 겹겹이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위치한 집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운전을 하느라 그 경치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언덕을 모두 내려와 바닷가에 위치한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댔다. 우선 점심시간이 되었기에 길을 조금 걸어보며 먹을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거리의 분위기는 샌프란시스코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걷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너무나 설렜다. 한 블록씩 걸어갈 때마다 분위기는 깊어졌고, 코너를 돌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바닷가에 있는 한 서점에서는 "The Local Dog"이 한 마리 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동네를 돌아다니고 이 곳에 와서 식사를 하는 듯했다. 소살리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강아지가 부럽기까지 했다.

휴양도시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굉장히 넓은 요트 선착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걸어가는 동안 배를 정비해서 타고 나가려는 한 젊은 사람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함께 타고 소살리토 바다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당연히 그러지는 못했다. 그저 조금 더 걸어가 보기로 했다.

선착장을 따라 끝까지 걷다 보니 한 식당이 나타났다. 마침 해산물 요리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바다와 맞닿은 식당의 겉모습만 보고도 바로 들어가 보기로 결정했다.

생각보다 격식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가격대도 조금 높은 편이었으나 바로 자리를 안내받기로 했다. 큰 통유리로 보이는 바깥 경치에 이미 유혹을 당했기 때문이다. 큰 유리를 통해 소살리토의 아기자기한 주택 가득한 언덕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넓은 바다 건너편 샌프란시스코의 빌딩 숲도 함께 보였다. 때때로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이 오고 가는 모습도 보였고, 갈매기를 비롯한 여러 이름 모를 새들도 물과 하늘을 오가며 열심히 돌아다녔다.

식사를 하면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와 보면 먹어보아야 한다는 크램차우더를 주문했다. 새우가 들어간 샐러드, 생선 스테이크 등의 음식을 함께 주문했다. 경치뿐 아니라 음식의 맛도 너무나도 좋았다. 소살리토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이 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아름답고 여유로운 소살리토의 오후는 이렇게 조금씩 흘러갔다. 바다도, 하늘도, 언덕도, 집들도 독특한 분위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살리토에 한 달간 살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 한 번 주어진다면 좋겠다. 언젠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졌을 때 이 곳에 와서 오랜 시간을 보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소살리토의 거리를 무작정 걸었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고 싶었다. 마치 여유로운 것처럼. 저녁도, 내일도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을 것처럼 느긋하게 행동하고 싶었다.


지도에서 이 근처에 선물을 살 만한 가게나 쇼핑센터가 있는지 확인했다. 멀지 않은 곳에 큰 쇼핑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쇼핑센터에 가서 여유로운 시간을 이어 즐겨보기로 결정하고는 다시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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