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학교안전공제회가 중요한 이유

by Trey

학교에서는 정말 다양한 사고가 일어난다. 누가 누굴 때려서 일어나는 사고부터, 정말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가 있다. 학교라는 특성상 대부분 피해를 주고받는 대상은 아이들이다. 그렇기에 학교안전공제회라는 제도를 통해 아이들의 피해를 되도록 보상해 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우선 학교안전공제회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일종의 보험 같다. 학교에서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어떠한 사고에 대하여 일정한 금액으로 보상을 해 주는 제도다. 체육 시간에 발목을 삐끗하여 깁스를 하고 병원 진료를 여러 차례 받았다면, 상황에 따라 치료비 전액까지도 실비 지급받을 수 있다.


어떤 사고가 일어난다면 담임교사 혹은 담당 교사는 학교안전공제회에 사건을 접수하여야 한다.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접수를 해야 하며, 학부모는 치료가 끝난 뒤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학기에 내가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귀찮고 지겨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하고 싶어도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우리 반 한 아이가 발목을 다쳤다. 워낙 장난이 심하고 활발한 아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다음 날 아이는 발목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학교에 왔다.


그때까지도 아무것도 생각하지를 못했다. 그저 아이가 편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점심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다른 친구가 식판을 대신 들어주는 등의 안내만 했다. 방학을 일주일 남기고 그 아이의 학부모에게서 연락을 받게 되었다. “학교에서 다친 경우에 어떤 제도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던데 혹시 알아봐 주실 수 있나요?” 그때 정말로 아차 싶었다.


아무런 경황이 없었던 터라 학교안전공제회에 사건 접수를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공식 사이트에는 ‘빠른 시일 내에’라는 말만 나와있을 뿐 얼마의 기간 내에 접수를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주말이었던 터라 상담센터에 전화하여 문의를 할 수도 없었다.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짧게는 48시간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이야기가 모두 달랐다. 이렇게 답답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나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다.


그냥 사실대로 말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아침에 다리를 다친 아이가 분명 부모님의 차를 타고 올 것이라 생각해서 무작정 학교 교문에서 기다렸다. 역시나 그 아이가 등교를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때 그 부모님께 가서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제가 그때 깜빡하고 사건 접수를 못해서 지난번에 말씀해주신 진료비 지급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솔직히 이야기를 하며 사과하는 그 당시에도 나는 너무 화가 났다. 그 부모님은 “네, 알겠어요. 어쩔 수 없죠”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갔다.


그리고 출근하는 행정실 직원분께 문의를 하고 접수를 늦게나마 하게 되었다. 사고 일로부터 한 달 반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그 학부모님께 문자를 보내 어렵게 접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필요한 서류를 안내했다. 그 직후 방학을 하고 지금이 되었다. 내가 실수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학부모는 학부모 상담을 하며 덕분에 잘 돌려받을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한다. 잘 해결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오늘 우리 반 아이가 친구와 놀다가 의도치 않게 손가락을 다쳤다. 지금은 내가 여유를 가지고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때의 경험으로 몸에 익어버린 건지 안전공제회가 먼저 생각이 났다. 따지고 보면 마음고생을 통해 좋은 가르침을 얻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며 다치지 않아서 안전공제회를 신청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아주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이 그리 안전하지 않음을, 아이들은 의도치 않게 자신도 모르는 채 다치거나 상처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학교안전공제회라는 제도에 대하여 조금은 더 각별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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