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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y Jan 30. 2020

#16. 등잔 밑이 어두웠던 할리우드, 드디어 걸어보다

[3일차_LA]

첫날 오후에 체크인을 한 이후로 쭈욱 할리우드 근처를 근거지로 생활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숙소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서 5분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주변을 제대로 살펴본 적은 없었다. 첫날에는 너무 피곤해서 체크인 후 휴식을 취하다가 LYFT를 불러 다른 동네에 가서 저녁을 먹고 왔다. 둘째 날에도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사인, 그리피스 천문대를 연달아 늦은 시간까지 방문하면서 숙소 근처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LA를 떠나기 전, 숙소 체크아웃을 마치고서 이대로 가기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급히 할리우드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숙소에 차를 대고 나와도 충분했지만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근처에 저렴한 주차장을 찾았기에 그리로 이동하기로 했다.

Hollywood Blvd & Vine St  Hollywood, CA 90068  United States

드디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도착했다. 직접 가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딱 명예의 거리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다른 명소인지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주차장에서부터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주위를 살피다 보니 사진과 TV에서만 보던 명소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는 유명한 배우들의 이름, 유명한 캐릭터의 이름, 유명한 영화나 TV쇼의 제목이 별 모양 안에 쓰여 있었다. 주차장에서부터 거리 끝까지 걸어가는 내내 다른 이름들이 쓰여있었으니 정말 많은 내용이 쓰여 있었다고 짐작만 할 뿐이다. 중간중간 아는 인물들이 나오기도 했고, 즐겨 보았던 영화 제목을 발견하기도 했다.

걸어가면서 '여기에 이름이 적힌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거의 비슷비슷한 것 같다. 이런 곳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실현시켜주기 위하여 즉석에서 이름을 만들어주는 곳도 있었다. 똑같은 별 모양의 판에 알파벳을 하나하나 일일이 맞추어 마치 내 이름이 명예의 거리에 자랑스럽게 적혀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고 기념으로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꽤 돈을 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금 더 걸어가다 보니 정말 화려한 것들이 많았다. 극장들도 번쩍번쩍 자신만의 특징을 뽐내고 있었고, 각종 투어를 위한 버스들이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줄지어 서 있었다. 유명 배우의 집들을 둘러보는 버스, 할리우드 곳곳을 돌아다니는 버스, LA 시내 전체를 돌아보는 버스 등 마음만 먹으면 이 곳에서 원하는 모든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여러 가지 박물관도 있었다. 할리우드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밀랍인형 전시라던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하다 못해 셀피 박물관도 있었다. 일정에 조금만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박물관도 하나하나 구경하고 싶었으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

할리우드 한가운데서 다시 만난 LA LA LAND다. 사실 엄청나게 큰 기념품 가게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눈이 휘둥그레지는 디자인들로 꾸며져서 전시되어 있다. 먹을 것부터 입고 쓰는 물건들까지 참 다양했다. 여행 초반이라 짐이 늘어나는 것도 싫고, 여행 중 언제라도 기념품을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둘러보기만 하고 나왔는데 뭔가 아쉽게 느껴진다.


번쩍번쩍한 할리우드를 뒤로 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제야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한 LA를 뒤로한다고 생각하니 또다시 긴장이 되면서도 설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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