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제가 진행했던 패션 저널리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이제부터 기사 작성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적절한 아이디어를 찾는 건 독자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글을 읽는 사람이 여러분이 제시한 주제에 관심이 없다면 의미가 없겠죠. 독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독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독자와 직접 소통함으로써 그들의 관심사를 알아가는 것도 좋고 일상생활에서 친구와 대화하거나 특정 주제의 전문가와 이야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기 스스로에게 지금 관심사가 무엇인지 질문해보세요.
최근에 어떤 물건을 구입했는지, 방문했던 매장이 어디였는지, 며칠 전에 원피스를 샀다면 요즘 유행하는 컬러나 스타일이 무엇인지, 원피스를 구매할 때 추천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숍이 어디인지 등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항상 메모해놓으시고요.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괜찮은지 평가하고 싶을 땐 아래 질문을 해보세요.
이 아이디어는 신선하고 시기적절한 것인가?
어떤 관점과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특정 주제에 분명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가?
이 주제가 나에게 진정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가?
해당 주제로 글을 쓴다면 어떤 리서치가 필요한가?
관련 자료를 찾기까지 어렵지 않은가?
기사를 작성하기 전 리서치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기사를 작성할 땐 어떤 종류의 스토리를 쓸 것인지도 선택하셔야 합니다.
스토리의 종류는 크게 뉴스 스토리와 피처 스토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뉴스 기사는 특정 이벤트 또는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기본적인 스토리를 다루는데요. 예를 들면 자신이 영국 신문 가디언(Gaurdian)의 패션 에디터라고 합시다. 런던 아트 갤러리에서 열렸던 패션 전시나 셀프리지 백화점의 패션 이벤트에 방문해서 현장을 보도하는 뉴스 기사를 쓸 수 있겠죠.
뉴스 기사는 타이밍이 중요한데요. 사건 또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보도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중요한 포인트를 강조함으로써 헤드라인만 읽어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 추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 기사는 하퍼스 바자의 뉴스 기사입니다.
매거진: 하퍼스 바자 (기사 원문)
제목: Amal Clooney's royal wedding dress caused an internet search frenzy
소제목: Everyone wants to copy her mustard-yellow look
제목과 소제목만 보고도 이 기사가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대략 알 수 있습니다. 해리 왕자의 로열 웨딩에 초대된 조지 클루니의 아내 아말 클루니가 입은 드레스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 펼쳐질 거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아래는 기사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문단입니다. 첫 번째 단락을 읽어보면 헤드라인에서 제시한 이야기에 약간의 내용을 더했을 뿐입니다. 아까 말했듯이 뉴스 스토리는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중요한 팩트를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기사의 첫 번째, 두 번째 문단에서 기사의 요점을 제시합니다. 두 번째 단락을 보면 글로벌 패션 검색엔진 Lyst라는 곳에서 드레스를 검색한 사람들의 수치를 제시하며 보충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문단: There is no doubting that Amal Clooney was one of the best-dressed guests at Harry and Meghan's royal wedding this Saturday. And, according to search data, everyone on the internet wanted to emulate the human rights lawyer's mustard-yellow look.
아말 클루니가 이번 토요일 해리와 매건의 왕실 결혼식에서 가장 잘 차려입은 손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인터넷상의 모든 사람들은 인권 변호사의 머스터드 옐로 드레스를 모방하고 싶어 했습니다.
두 번째 문단: Global fashion search engine Lyst saw a huge spike in people searching for dresses that looked like Clooney's. To be more specific, 17,000 people have searched for a 'yellow Stella McCartney dress' since Saturday, while searches for 'yellow dresses' were up 1,500 per cent week on week.
글로벌 패션 검색 엔진 Lyst는 클루니가 입었던 드레스와 비슷한 옷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급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토요일부터 17,000명의 사람들이 '노란색 스텔라 매카트니 드레스'를 검색했고 '노란색 드레스'에 대한 키워드 검색은 주당 1,500% 증가했습니다.
피처 기사는 뉴스보다 독창적이고 서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처 스토리는 전체를 읽어야 요점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뉴스거리가 될만한 해프닝을 다루기보다 독자의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좀 더 유연하고 단편소설 같은 형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처 스토리는 뉴스 기사와 달리 시간과 타이밍에 의존하지 않으며 좀 더 장황하고 크리에이티브한 기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Refinery29에 실린 기사인데요. 패션 디자인에 있어서 문화 도용(cultural appropriation)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담과 깨달은 점을 서술하는 기사입니다.
매거진: Refinery29 (기사 원문)
제목: I’ve Written About Cultural Appropriation For 10 Years. Here’s What I Got Wrong.
아래는 기사의 첫 번째 두 번째 단락입니다. 포멀한 톤의 뉴스 기사와의 차이점은 1인칭 시점, “I”를 사용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캐주얼하게 풀어나갑니다.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처음부터 제시하기보다 빨간색으로 하이라이트 해놓은 것처럼 장황하게 다양한 예시를 늘어놓는데요. 이처럼 피처 스토리는 주제를 처음부터 언급할 필요가 없고 독자가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읽도록 작성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이렇다 보니 피처기사가 뉴스 기사보다 길이가 훨씬 길어지게 되죠.
첫 번째 문단: Despite how fervently and ubiquitously the topic is discussed, no one actually likes to discuss cultural appropriation. Those on the receiving end of criticism don’t like it for obvious reason. But trust me when I say that those writing about it are over it, too.
이 주제가 열렬하게 어디서나 논의되었지만 실제로 문화 도용에 관해 논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요. 비판을 받는 사람들은 명백한 이유로 그걸 좋아하지 않고요. 그 주제에 관해 쓰는 사람들도 더 이상 관심 없다고 말할 때 저를 믿어도 좋아요.
두 번째 문단: I have written about cultural appropriation so often, for so long, that I think about my entire writing career as segmented by certain waves: There were the feathered headdresses at music festivals (2009), the “tribal” prints at Forever21 (2012), the Indian-raver bindis-and-naths on Instagram (2014), and the “Bo Derek” cornrows on various Kardashian/Jenners (2016). Today, we’re deep within the era of the ‘90s “Asian” comeback in the form of embroidered silk and Tang dynasty hair buns.
저는 너무나 오랫동안 문화 도용에 관한 글을 써왔어요. 그래서 저의 글쓰기 경력을 특정 물결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어요: 뮤직 페스티벌에서 깃털 머리 장식(2009), Forever21의 트라이벌(부족) 프린트(2012), 인스타그램에서 인도 레이버 빈디(2014), 카다시안과 제너의 ‘Bo Derek’ 딿은 머리(2016). 오늘날 우리는 자수 실크와 당나라의 번헤어 형태로 90년대 ‘아시아' 컴백 시대에 깊숙이 빠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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