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지친 자들이여 여기로 오라
썸네일이미지© 도쿄 제35회 동요·어린이 노래경연대회 무라카타노노카 출연 장면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 입니다.
지난 20일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에, 오랜 기간의 팬데믹 속 지친 우리의 심신을 위로해줄 <힐링>을 주제로 가져왔습니다.
리포트에서 소개드리는 힐링 콘텐츠로 심신을 방역하며 머지않은 코로나 종식을 기다려봅시다.
코로나로 집콕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도 다 보고, 유튜브도 다 보고, 집에서 요리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이제 뭘 하면 좋을까 싶은 요즘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잠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라고 여러 가지 힐링 수단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집에서도 바쁘게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 사람들에게 이제 필요한 건 마음의 휴지, 즉 힐링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죠.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코로나19 발생 전후 약 1년간 국민 일상생활과 관련된 SNS 게시물 약 1400만 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다니다’ 연관어 검색 분석을 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치유(힐링)’에 대한 언급이 ‘조심’, ‘안전’의 언급 순위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힐링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커진 것이죠. 안전하게 내 내면을 다스리며 힐링할 수 있는 요즘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취미 생활로 '집콕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의 오디오북 소비가 눈에 띈다. 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나 저자가 읽은 텍스트를 녹음한 ‘귀로 듣는 책’을 말한다. 국내에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 밀리의 서재, 윌라, 스토리텔 등의 플랫폼이 있다. 기존 출판 업체들도 시장 흐름에 맞춰 오디오북을 제작 및 계획하는 등 그 성장세가 뜨겁다.
그렇다면 왜 '오디오북' 일까. 최근 오디오북이 주목받는 배경 뒤에는 기존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이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해 재미있고 자극적인 동영상 콘텐츠가 넘쳐난다. 하지만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고, 아무리 화려한 시청각 재미들도 지나치면 피로가 된다. 사람들은 금세 질려 새롭고 더 청정한 콘텐츠를 찾게 된다.
이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이 바로 오디오북이다. 윌라 관계자는 “과도한 영상 시청으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젊은이가 많다”며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갈망이 오디오북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윌라를 이용하고부터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묻는 ‘윌라 효과’ 이벤트를 열었다. 참가자 중 다수가 ‘밤마다 유튜브를 떠돌다 결국 윌라에 정착했다’ ‘과거 넷플릭스에 쏟았던 시간을 지금은 윌라에 올인하고 있다’ 등의 소감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요즘의 사람들은 과함을 덜어냄에서 오는 힐링을 즐기고 싶어 한다. 오감의 날을 모두 곤두세우며 긴장해야 하는 자극적인 휴식이 아닌, 리더가 읽어주는 좋은 문장들을 차분히 귀 하나로 곱씹어 보는 힐링이 이들에겐 진정한 휴식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에 이어 격한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절망감과 암담함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에 우울과 혼돈을 이겨낼 수 있는 명상과 같은 힐링 콘텐츠가 떠올랐다. 옛날에 '명상'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속세와 떨어져 산속에서 기를 수련하는 도사 같은 이미지가 연상됐지만 '요즘'의 명상은 디지털 기기 가까이서 속세 탈출을 외치는 아이러니한 그림이 그려진다.
무슨 말이냐고? 바로 2030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마인 튜브'(Mind+Youtube·명상 유튜브)다. 유튜브 명상은 돈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명상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명상 콘텐츠 채널의 댓글창을 보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명상을 통해 징크스를 극복했다는 댓글, 코로나 자가격리 중의 불안한 마음을 떨쳐낼 수 있었다는 댓글,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불면증이 생길 때마다 명상을 찾는다는 댓글 등 최근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을 볼 수 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전문가를 직접 만나 명상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물론 좋지만 그럴 수 없을 때는 명상 앱이나 온라인 명상 콘텐츠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명상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는 목적에서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 명상은 가성비가 좋을 뿐 아니라 (책이나 오프라인 명상 등) 다른 채널에 비해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인터뷰를 재인용)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앱도 인기다. 국내 최초 명상 앱 ‘마보(마음보기)’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4년 만에 누적 사용자 18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의 ‘누구(NUGU)’에 마보의 명상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고 현대차와 손잡고 ‘차 안에서 하는 명상’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대기업과의 콘텐츠 협업도 늘어나고 있다. ‘마보’의 유정은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과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며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의 필요성도 커진 시기라고 언급했다.
또, 배우 정유미와 가수 화사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싱잉볼 명상법을 소개하면서 명상 도구 '싱잉볼'이 연일 화제가 됐다. 싱잉볼은 소리를 이용한 치유 도구로 티베트, 네팔, 북인도에서 명상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오랜 전통 악기로 전해져 왔다. 싱잉볼을 치거나 문지르면 맑고 청아한 소리와 울림이 전해진다. 음의 시작과 끝에 의식을 집중하면 불안한 마음이 씻겨지는 듯한 평화가 온다. 한 싱잉볼 테라피 전문가는 싱잉볼 소리는 수축된 몸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 감소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마음이 복잡한 날엔 하루 중 잠시 시간을 내어 명상을 통해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관상용 화초부터 공기정화 식물, 식용 식물까지 집에서 반려식물을 기르는 '홈 가드닝'이 대세다. 코로나 이후 홈 가드닝의 인기는 숫자로 여실히 증명된다. 지난해 온라인몰 SSG닷컴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홈 가드닝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96.6% 늘었다고 한다. G마켓의 꽃 화분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처럼 전원주택처럼 마당이 없어도 베란다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대폭 늘었다.
왜 홈 가드닝일까? 반려식물 앞의 수식어 '반려'에 집중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의 반려자를 말할 때 예전에는 배우자, 친구, 가족 등이 이에 속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이 아닌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와 같은 동물 그리고 어쩌면 식물까지도 '반려자'에 포함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는 식물이 그만큼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척박한 마음을 치유해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역설한다.
실제로 홈 가드닝은 '코로나 블루'로 지친 사람들에게 정서적 안정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5년부터 17년까지 자녀를 둔 부모에게 텃밭(가드닝)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부모의 스트레스 지표가 참여 전보다 56.5% 줄었다고 밝혔다. 녹색 식물, 즉 자연과의 연결과 교감이 뇌에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불안과 우울감을 덜어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이야기다.
또 홈 가드닝은 실내 분위기 전환에도 효과적이다. 집콕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20년 한 해 동안 간단하게 분위기 전환이 가능한 화분과 화병에 대한 수요가 늘어, 2020년 ‘화분’ 매출이 46.5%, ‘화병’ 매출이 22.3% 신장했다고 한다. 어두운 집 분위기를 걷어내고 초록빛으로 실내를 장식하는 작은 행위에도 힐링의 효과가 있다. 본인의 주변에도 실제로 홈 가드닝을 실천하며 지친 마음을 치유한 지인들이 많다. 물을 주고 햇볕을 쬐주며 반려식물을 돌보는 일련의 과정들은, 어쩌면 사실 나 자신을 정성스레 보살피는 힐링의 과정이 아닐까?
힐링을 원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빠르게 눈치챈 업계가 있다. 바로 완성차 업계가 그 주인공이다. 르노삼성은 새해를 맞아 오는 27일까지 전시장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예 캘리그래피로 새해 소망 문구나 가훈을 작성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코로나19로 힘든 한 해를 보낸 고객들을 위로하고, 새해에는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 르노삼성 전시장을 방문해 원하는 문구를 접수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응모할 수 있고 전시장 방문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나에게 색다른 선물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힐링 이벤트를 준비한 두 번째 주인공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로 지친 소비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온·오프라인힐링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충전포차'를 개장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운영된다. 소비자는 '충전지수 테스트', '충천포차 AR필터' 등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충전지수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필요한 현대 차(茶)를 추천받을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집중한잔', '생기한잔', '여유한잔', '휴식한잔' 등 본인에게 맞는 차를 추천받고, 이를 SNS에 공유하면 선착순 1,000명에게 차(茶) 4종이 모두 포함된 '충전포차 홈키트'를 전달한다. 그 외에 기아차는 새해를 맞이해 전시장 방문 이벤트를 진행하여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고 쌍용차 역시 새해 차량 구매 고객의 안전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들에게 혜택을 전달하려 한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나영석PD의 예능 '윤스테이'가 연일 화제다.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이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한다. '윤스테이'는 2회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윤스테이'는 기존에 많이 보았던 것 같은 익숙한 인상이 드는 나영석PD의 예능이다. 그런데, 분명 아는 맛인데 '윤스테이'가 이렇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뭘까? 그 답을 '윤스테이'에 항상 함께 따라오는 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힐링'이다. 시청자들은 '윤스테이'를 보며 큰 위안과 힐링을 얻고 있다. 코로나로 멀리 여행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는 힐링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데에는 한옥이 한몫했다. 도시에서 좀처럼 쉽게 느낄 수 없는 한옥만의 정취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에 여유를 선사한 것이다. 실제로 '윤스테이' 방영 이후 촬영지인 구례 '쌍산재'를 비롯한 한옥 고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쌍산재' 고택의 별채는 독채로 운영되어 비대면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다. 이런 한옥의 분위기를 잘 담고 있는 한국적인 어메니티도 인기의 비결이다. 고무신 스타일의 슬리퍼, 청사초롱 모양의 랜턴, 비단 이불 등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또한 머무는 외국인들을 세심히 챙기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출연진들의 노력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요즘 들어 마라맛 콘텐츠들이 각종 미디어에서 난무하고 있는 중에 '윤스테이'식의 잔잔한 힐링 콘텐츠가 대중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 또한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끈 일본 동요 경연대회 무대에 선 노노카 어린이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은 노노카의 동요를 듣고 힐링을 느끼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뿐만 아니라 최근 JTBC 드라마 '런 온'과 '허쉬'는 별다른 갈등이나 자극적인 내용 없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 시청률을 떠나 호평을 얻고 있다. 마라맛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콘텐츠에서나마 휴식을 얻고 힐링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비록 박장대소할 만큼 큰 웃음은 없지만 때론 이런 평화로운 콘텐츠를 보면서 아무 고민 없이 미소를 머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지속되면서 사적인 만남을 자제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따뜻한 경험이 더욱 귀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중고거래에서 겪은 따뜻한 사연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안전 거래를 위해 '매너 온도' 제도를 도입했는데, '매너 온도 99도' 이용자를 만난 경험담이 화제입니다. 거래 시 새 돈을 뽑아 봉투에 담아오거나, 직접 구운 쿠키를 함께 주는 등 중고 거래를 통해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을 함께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매너 온도 99도'이용자 비율은 전체 가입자 중 0.016%라고 하니 이들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매너 온도 99도인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매너온도 99도인 사람이 돼주기는 쉬운 것 같습니다. 때론 작은 친절과 작은 배려가 누군가의 하루를 전환시켜주기도 하니까요. 그 어느 때보다 힐링이 필요한 요즘, 타인에게 미소로, 감사로, 인사로 매너 있는 힐링을 전달해 보는 한 주가 되길 바라며 오늘 생계형트렌드를 마칩니다. 여러분 모두 힐링으로 넘치는 한 주 되시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이번 주 리포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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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코로나 시대 위로와 휴식은 집에서 '먹고 보고·다니는 것' (뉴시스, 2020.11.13)
유튜브에 지친 Z세대, 오디오북으로 ‘힐링’ (주간동아, 2021.01.18)
동영상의 피로에서 벗어나 ‘귀’로 힐링…오디오 콘텐츠의 인기 비결 (한경비즈니스, 2020.06.30)
'코로나19 집콕'에 독서 열기…전자책 단말기 인기 (연합뉴스, 2020.09.09)
싱잉볼 명상! 랜선 체험으로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엘르, 2021.01.03)
정유미‧화사가 푹 빠진 싱잉볼 명상, 무엇? (여성조선,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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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속세 탈출'하는 2030...마인튜브를 아십니까 (조선일보,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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