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묘한 Jun 16. 2021

커머스 품은 카카오의 꿍꿍이

카카오톡은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아래 글은 2021년 06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우리 다시 합쳐요  

 지난 6월 14일 카카오가 자회사로 분사했던,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합병시켜 이커머스 사업을 직접 맡는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카카오커머스가 분사했던 건 2018년인데요. 3년 만에 다시 카카오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겁니다. 이러한 카카오의 행보는 여러 의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 기존에 카카오가 해왔던 전략과는 배치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카카오는 여러 사업들을 직접 하기보다는 분사시키고, 개별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맡게 하는 방법을 택해 왔는데요. 이와 같은 자회사들이 성장하면, 상장시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작년 카카오게임즈가 1호 사례였고요. 올해는 카카오페이 등을 상장시킬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커머스는 굳이 다시 품 안으로 들인 걸까요. 자세히 보면, 독립 경영을 하는 카카오의 자회사들은 대부분 별도의 앱 기반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두 그 자체로도 플랫폼 기업이라 부를 만하지요. 하지만 카카오커머스는 다릅니다. 핵심 사업인 선물하기를 비롯하여, 메이커스, 톡딜 등 주요한 기능들은 모두 카카오톡 기반으로 서비스됩니다. 따라서 이번 결정에는,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이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려 하는 의도가 깔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카카오점(店)에서 장사하세요!

 때마침 이와 같은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신규 서비스가 오는 7월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수수료 무료, 독립적인 자사몰 구축 등의 혜택을 내건 카카오점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미 나이키에서 테스트 중인 카카오점은 기존 카카오톡 채널에 브랜드가 가진 자사몰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입니다.


카카오점은 나이키의 쇼핑몰을 그대로 미러링한 걸로 보입니다 (출처: 나이키 카카오톡 채널)


 즉 고객은 카카오톡 내에서 바로 쇼핑몰로 이동하여, 쇼핑이 가능하고요. 로그인이나 결제는 카카오톡과 연동하여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고객 정보도 모으고 페이나 싱크 같은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 이용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커머스 거래액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 입장에서도, 기존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고요. 수수료도 무료인 만큼 입점을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에선 후발주자인 만큼 혜택 또한 파격적인데요. 단지 수수료가 무료일 뿐 아니라, 쌓이는 고객 데이터를 입점 업체와 공유하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지금 나이키가 네이버 페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듯이, 독립적인 운영권도 보장할 예정입니다. 네이버의 브랜드 스토어에서 카카오 페이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카카오는 커머스 벌크업 성공할까?

 이렇게 카카오는 네이버와 쿠팡 대비 부족한 거래액 규모를 단시간 내에 키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카카오는 이미 지난 3월 카카오톡의 4번째 탭으로 쇼핑 탭을 추가하면서 커머스 기능을 확대한 바 있고요. 이처럼 커머스 성장의 핵심적인 레버리지로 작동하는 것이 카카오톡인 만큼, 카카오커머스보다는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카카오의 의도대로, 카카오는 커머스 덩치를 급격히 불려 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 쉽지는 않을 겁니다. 카카오점만 해도 물 밑에서 여러 업체들을 접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지원 계획이 나오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과감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철수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방법대로 커머스 시장에서 자리 잡겠다고 선언했던 카카오는 확실히 자신 만의 길을 묵묵히 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유사한 모델을 가진 네이버는 긴장 좀 해야겠네요.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가볍게 트렌드를 나누는 뉴스레터 >>> 매주 트렌드 받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